2023년 10월 7일 토요일

[경제] 중국 부동산 위기는 경제 구조조정 과정의 부작용

 


제9호 [경제]

 중국 부동산 위기는 경제 구조조정 과정의 부작용

중국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민간 부동산개발업 1위인 비구이위안(碧桂園)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비구이위안은 87일까지 지급해야 할 각 5억 달러 규모 달러채 2개에 대한 이자 총 2,250만 달러(296억원)어치를 지불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 현지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이 달러화 채권은 이자 지급일로부터 30일간 유예기간을 적용받는다. 한달 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디폴트가 선언된다.

비구이위안이 이번 디폴트 고비를 넘긴다고 하더라도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망에 따르면 현재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4,300억 위안(2606,000억 원)이다. 앞서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의 2조 위안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액수다.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 재정상태가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시장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비구이위안은 대도시보다 3·4선 중소도시에 고급 아파트를 대거 지어 싼값에 파는 박리다매경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부동산 불경기에 중소도시 주택시장이 직격탄을 입으며 비구이위안도 결국 자금난에 맞닥뜨린 것이다.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는 가뜩이나 위축된 중국 부동산 수요에 충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이 더 강력한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 중국 부동산 기업 채무불이행 도미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데 중국 인민은행은 8211년만기 대출우대금리(LPR)2개월 만에 연 3.45%10bp(1bp=0.01%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LPR은 중국 기업과 가계대출을 기준으로 사용돼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로 간주되는 지표다. 앞서 글로벌 외환전문 기관들은 중국이 LPR을 최소 15bp 안팎 인하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놨었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인하 폭이다.

인민은행은 또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주로 사용되는 5년 만기 LPR4.2%로 그대로 동결했다. 부동산 기업들이 연이어 디폴트 위기에 빠지는 등 부동산 발 경제위기 우려가 중국 내에서 고조되는 상황인데, 5년물 동결로 사실상 부동산에 대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은 없다고 선언한 셈이다.

중국 부동산 신용 위기의 직접적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초 헝다그룹을 포함한 부동산개발업의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지난 2021년 중국 정부가 스스로 3가지 레드라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3가지 레드라인은 1) 자산부채비율 70% 이하, 2) 순부채비율 100% 이하 3) 단기부채 대비 현금 비율 1 이상이다. 이 중 일부 혹은 전체 불만족 시 자금조달을 제한하였다. 이는 2017년부터 실시해온 부채축소정책의 일환이다. 중국은 구조적인 문제로 부동산 정책 기조를 변경하여 왔다. 부동산의 공급을 축소하여 자금이 부동산으로 집중되어 자금흐름이 왜곡되는 것을 막아 첨단산업에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정책이다.

비구이위안 사태 등 중국 부동산 위기의 영향은 결론부터 말한다면 금융 시스템 위기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자가진단에 의해 부채 조정과 통제권 강화를 목적으로 민영 부동산개발업의 국유화를 전개 중이기 때문이다.

3가지 레드라인은 중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발표한 정책이기 때문에, 발표 전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들 부동산 개발업체가 발행한 채무 중 외화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면 3가지 레드라인을 발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는 위안화로 발행한 규모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위기가 확장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국유화를 전개하는 과정이 짧은 기간 내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부동산 위기를 중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견해도 없지는 않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글로벌 투자자가 파생상품으로 구성된 모기지에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디폴트가 선언될 경우 피해대상을 특정하기 어렵고, 손실 구조도 매우 복잡했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는 주로 은행 대출, 채권으로 형성되어 있어, 피해 상대방이 명확하게 파악된다. 따라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이 금융위기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림자금융에 속하는 신탁대출이 부동산 개발업체에 투입된 자금임을 감안하면 금융권으로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은 있다.

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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