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요일

[노동자교양예술] 선택적 친화력 – 1809년 괴테의 선택적 친화력 vs 2024년 진보당의 선택적 친화력

한아석



2024
년 총선에서 진보당(그리고 민주노총의 전국회의 정파)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위성정당에 들어갔다진보당이 보수 양당들과는 선거 협력을 하지 않는다는 민주노총의 총선 방침을 어기면서까지 국회의원 배지를 향해 이전투구처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개념이 머리를 맴돌았다.

선택적 친화력은 원래는 서로 다른 두 물질이 만나 상호작용하면서 새롭게 결합하는 현상을 뜻하는 화학 용어였다가괴테가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소설에서 사회 속에서 인간 간의 관계를 드러내는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이후에는 막스 베버가 <자본주의와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에서 자본주의 발전의 원인을 나름 밝히기 위해서 이 개념을 썼다먼저 이 개념을 괴테가 어떻게 논하는가 보자.

 예컨대 우리가 석회석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에게 공기의 형태로 알려진 약산(弱酸)과 긴밀하게 결합한말하자면 어느 정도 순수한 석회토를 말하지요그러한 석회석 한 조각을 묽은 황산 속에 넣으면황산이 석회를 붙잡게 되고 그 결과로 석고가 태어나는 겁니다반면에 약하고 가벼운 산은 달아나 버리지요그러니까 여기에서 하나의 분리와 하나의 새로운 결합이 일어나는 것입니다그래서 지금은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들 보는 겁니다왜냐하면 어떤 관계가 다른 관계보다그리고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선호되는 양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 때문이지요.  (…)  하지만 인간이란 그러한 원소들보다 몇 단계나 위에 있는 존재라고요사람들이 여기에서 선택이라든지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멋진 말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사용하는데그렇다면 다시 자기 내면으로 되돌아가 이번 기회에 그러한 표현의 가치를 제대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 같아요나는 서로 헤어질 수 없을 것처럼 보이던 어떤 두 사람의 긴밀한 결합이 제3의 인물의 우연한 등장에 의해 해체되고애초에는 그처럼 아름답게 결합하였던 이들 중 하나가 무기력하게 저 멀리로 내가 쫓기는 안타까운 경우들을 잘 알고 있답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장희창 옮김(2023), <선택적 친화력>, 을유문화사, pp. 60-61)


<선택적 친화력>의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 귀족 부부는 각기 다른 사람을 욕망하고 있었다에두아르트는 오틸리에를 샤를로테는 에두아르트의 친구인 대위를 사랑하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이들은 애정 없는 성행위를 나누게 되었다그들 각자가 욕망하는 대상을 생각하면서 성행위를 했고 그런 선택적 친화력의 결과로 태어난 아이의 눈은 오틸리에를 닮고 몸은 대위를 닮았다.

발타 벤야민이 괴테의 <선택적 친화력>을 분석한 것을 보자발터 벤야민에 따르면 괴테가 이 소설을 완성할 때쯤인 1809년에 괴테는 슐레지엔과 폴란드의 귀족 계층고관들망명자들보헤미아의 온천장들에서 오스트리아의 여제 주변에 모여들었던 프로이센 장군들을 면밀히 관찰했고 에두아르트 부부에 이들을 반영했다발터 벤야민은 괴테가 가족이라는 제도가 붕괴되는 이유를 신화적인 운명 힘들의 형태를 띠며 모든 것을 원상으로 복귀시키는 봉건사회로 보았다고 분석했다. (발터 벤야민최성만 옮김, <괴테의 친화력>, , p. 262)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 귀족 부부의 선택적 친화력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저 하던 데로 계속 살아가다 자신들의 욕망에 충실한 아이를 낳고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진보당의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은 에두아르트와 샤를로테 부부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울산 동구에서 민주노총 후보 이장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욕망에 충실하기 위해서 민주당 후보를 지원 유세 나온 진보당 윤희숙 대표를 보는 것은 1809년 괴테의 선택적 친화력의 2024년 한국에서의 구현을 보는 것이었다.

한국 진보정당의 몰락은 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민주당 김대중에 대한 비판적 지지로까지 올라가고진보정당의 역사 자체로만 보면 민주노동당 시절 민주당과의 협력을 추구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2024년 총선에서 선택적 친화를 위해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에 들어갔다진보당은 그저 20년간 계속 민주당에 협력하여 자신들의 욕망인 권력욕에 충실한 결과로 울산 북구 윤종오비례 대표 정혜경전종덕 국회의원 3명을 가지게 되었다

울산 동구는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상징인 남목고개가 있는 곳이다고용불안과 구조 조정에 시달리는 현대중공업이 있는 곳이다울산 동구 노동자 대표들과 민주노총 울산은 노동당 이장우 후보로 후보 단일화를 요구했지만진보당은 노동자들을 배신하였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권명호가 38.36%, 민주당 김태선이 24.53%, 진보당 김종훈이 33.88% 얻었는데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권명호 45.2%, 민주당 김태선이 45.88%, 노동당 이장우는 8.90%의 표를 얻었다민주당으로부터 권력을 나누어 받는 것을 선택한 진보당이 민주당에 투표하라고 하지 않은 이상 나올 수 없는 결과였다.

보수 양당과는 함께 하지 않는다는 2023년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에서 결정한 선거 방침을 정면으로 여기면서까지 권력욕에 충실하게 움직인 진보당의 2024년 총선에서 선택적 친화력의 정치는 한국 진보정당의 한 축이었던 자주 계열의 완전한 타락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시] 불 탄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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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탄 공장

                                                     고희림 

불 탄 공장 옥상에

두척의 배가 떴다

일터를 뺏기고 일을 뺏기고

미래가 사라지는 중인

정혜

현숙의 나룻배가 떠 있다

 

당연히

이 땅

이 공장의 주인이다

 

항복하지 않겠다는

그 모진 희망의 노를

주먹으로

저으며 저으며 난파선이 되었다

 

정혜 현숙씨의 항복하지 않겠다는 절대,

어려운 말그 일,

그러나

2024

지금도 이 땅의 노동자는 스스로 돕고 스스로

살고 있다

 

이번엔 니도덴코

순 공짜 공장 앞마당에서

길고도 질긴 방해꾼들이

굴종의 강을 건너라

노예의 바다에 빠져라 고 밀어넣고 있지만

 

더러운 세상에 단 하나의 색

  눈을 맞으며

공장의 때돈의 때가 불어터진 비를 맞으며

자유라는 용산의 독극물이

하수로 흘러간다

 

종교 국가 사유재산 가부장제도

남존여비에도 항복하지 않았던

그 모오든

노동자는니도덴코공장에 사람다운 사람으로 모여들어라

 

몸에 불을 붙여 사람답게

살자고 고통스럽게 외치고

일해서 가족과 함께 먹고 살아야해서 일터로

돌아갔으며

옳고 그름을 소흘히 하지도 않았다

일하면서도 사랑을 놓치지 않으려 노래소리 드높였으며

해방의 꿈을 절대 버리지도 않았다

 

비계에서 떨어져 반신불수가 되어도 살고자

다시 오르고

기계에 살이 끼어 새파란 목숨을 잃어도 어머니가 다시 싸우고

매일 침탈과 수백 수천의 손배가압류로 협박질해도

항복할 수 없어서

다시금 고공이 되었다

 

살아있는 힘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분명한

진실과 약속을 믿고

사랑의 힘을 모으는 길 말고는

노동자에겐 없다

 

그러니 우리는 항복하지 않는 스스로의 힘으로

오늘도 내일도

이 세상을 살 자유의 절대를 진정 얻는 것이다




[기획] 기후 위기, 노동자계급이 나서야 한다

  

양동규

1. 현실

지난해 UN 사무총장 구테흐스는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라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유엔 환경계획의 22년 배출 격차보고서는 기후 위기를 막는 유일한 길은 사회의 급격한 변혁이라고 밝혔다제국주의 강대국이 지배하는 유엔에서조차 이런 과격한 표현이 들려 온다.

2019년 호주에서는 6개월간 1만 5천 건의 산불이 일어나 30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희생되었다. 2020년 미국 서부지역의 산불은 남한 면적의 20% 이상을 태웠다. 2020년 6월 38를 기록한 시베리아의 동토층이 녹으면서 온실가스인 대량의 메탄이 방출되었다. 700만 명 이상이 사망한 코로나바이러스도 지구 기온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바이러스로 인한 공급망 중단도시봉쇄국가 간 이동의 중단으로 자본주의 경제는 강력한 인플레이션과 침체에 빠졌다지금도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대홍수로 침수됐다는 뉴스가 이어진다. 2024년 여름도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갱신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와 같은 기상이변이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화석에너지에 기반한 지난 200년간의 자본주의는 총 1억 5천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지구 평균 기온을 1.2 °C 높였다. 1.2℃ 상승에 이런 기상이변이 일어나는데 만일 2를 넘어 3까지 오른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절반 이상의 생물종이 멸종하고 대재난이 몰아치는 영화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긴박한 상황을 인정하고 2018년 제48차 IPCC 총회는 지구 평균 기온을 1.5 °C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줄이고, 2050년까지 배출 제로를 달성하자는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물론이미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서도 지구 평균 기온은 1.5℃ 이내로 억제하자고 결정했지만 달성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다.

 

2. 성격과 원인


기후 위기는 기후 문제에 그치지 않고 식량
주거보건국경분쟁으로 파급된다정치경제사회국제 문제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사안이다또 기후 위기의 특징은 전 지구적이다기후 이변이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그 피해도 전 지구적으로 나타난다기후 위기는 불평등하게 발생하고 불평등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계급적이다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잠자던 노동자 일가족이 침수로 참변을 당했고, 22년 8월 파키스탄은 폭우로 국토의 1/3이 침수돼 1,300명 이상이 사망했고 12,5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코로나 위기에 홍수 피해까지 겹쳐 국가부도 위기로 내몰렸다3세계 많은 나라의 민중들이 홍수가뭄식량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지금까지 자본주의의 착취와 수탈생산의 무정부성은 경제공황과 전쟁으로 표출되고 해소될 수 있었지만이제는 아니다자본주의의 모순은 노동자의 저항만이 아니라 자연의 공격을 부르고 있다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노동자의 저항보다 기상이변이 먼저 자본주의 체제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기후 위기의 원인이 자본주의 체제에 있음은 자명하다따라서 기후 위기의 해결 방향은 자본주의 극복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날로 심각해지는 기상이변과 그 피해 양상은 더 근본적이면서 촌각을 다투는 접근을 요구한다애매한 절충적 방식으로는 이미 시작된 거대한 생태적물리적 관성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비유하자면 쓰나미가 몰려오는 바닷가에서 플라스틱병을 줍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그래서 기후 운동이 활발한 유럽에서는 멸종이냐사회주의냐선택하라! “라는 벽보가 거리에 나붙고 있다기후 위기 대응은 노동과 자본의 격돌 장이자체제 변혁의 주요 전장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3. 노동운동의 대응

미국 석유화학원자력노조 부위원장 토니 마조치는 노동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정의라는 개념의 상대성이 부르는 논란은 차지하더라도 기후 위기와 산업전환을 노동계급이 주도하자는 마조치의 전환 구호는 호응을 불렀다. 2018년 국제단체의 협력으로 작성한 ‘ 탄소 세계를 향한 정의로운 전환 지형도에서는 정의로운 전환을 현상 유지형관리개혁형구조개혁형사회변혁형으로 분류했다.

그 중이 관리개혁형이 한국에 자주 소개되는 독일의 사례다독일 노동운동은 기후생태 위기를 해결과 산업전환을 위해 첫째, ‘전환위원회에 참여해 노동자의 요구를 반영한다둘째공동 결정 셋째전직을 위한 재교육 넷째단체협약 강화 다섯째사회복지 안전망을 요구하고 실현했다그러나 이런 독일 사례도 많은 투쟁으로 가능했다고 하니 구조개혁형사회변혁형 전환에는 얼마나 큰 투쟁이 필요한 것일까이러한 독일의 모델도 경기침체로 인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거수기에 그칠 위험성이 큰 노동자 참여를 넘어 산업에 대한 노동자 통제를 제도화하는 노동자의 끊임없는 투쟁과 노동자 정치 역량 구축이 더 강조되어야 한다.

국제노총(ITUC)의 경우는 기후 위기 대응과 노동권이 보장되는 산업전환을 위해새로운 사회계약’ 체결과 사회적 대화’ 강화를 제시한다이런 국제노총의 기조가 기후·생태 위기 해결과 자본주의 체제 문제를 연결하는 운동으로 나아갈지는 의문이다많은 제3세계 노동자가 제국주의 경제 강국의 자원 수탈생태계 파괴노동 탄압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또 세계적으로 극우파의 집권경제위기전쟁기후위기로 격동하는 세계 정세를 고려해 국제노총의 운동 기조 바뀌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세계 노동운동 진영은 계급적인 관점에서 기후 위기와 산업전환 투쟁의 기조를 제대로 세우고 투쟁 역량을 집중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머뭇거리는 사이에 기후 위기조차 이윤 창출의 기회로 삼으려는 자본이 주도하는 녹색 구조조정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4. 한국 노동자의 대응

세계 5위의 제조산업국이자 탄소 배출 9위의 기후 악당 국가로 비판받고 있는 한국 정부와 자본은 디지털경제녹색 성장론으로 탄소 배출 감축과 기후 위기 대응을 회피하려 한다그들이 제기하는 녹색 성장론과 그린뉴딜의 내용은 결국 대기업 지원을 통한 산업전환과 경제성장 촉진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꼼수와 반동적 기조를 막기 위해서도 노동자계급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민주노총은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기후 위기 대응 특별결의문을 채택하고 기후 위기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2021년 12월에는 민주노총 기후 위기 대응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가맹 산하 조직과 함께 조직적 활동을 시작했다민주노총은 국제 노동운동의 계급적 전투적 대오의 한 축으로서 비로소 기후기와 자본주의 체제 전환 운동을 결합하자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민주노총은 기후 위기 대응에너지산업전환이 녹색 구조조정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점과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기후 운동은 출발부터 지구적 운동이어야 한다다른 나라 변혁적 노총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제조산업국이자 탄소 배출 9위이다현시점에서 기후 위기에 아홉 번째의 책임 있는 기후 악당 국가이다한국 정부와 자본은 디지털경제녹색 성장론으로 탄소 배출 감축에 노력하는 흉내를 내려 한다그러나 녹색 성장론과 그린뉴딜은 결국 대기업 지원을 통한 산업전환과 경제성장 촉진으로 요약되고 실질적인 탄소 배출 감축에서는 뒷걸음질하고 있다이와 같은 꼼수와 반동적 기조를 막으려면 노동자계급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큰 기조에서 에너지교통주거의료금융 영역의 공공성 강화를 전면화하고 요구를 정식화해야 한다가장 우선해야 할 영역은 에너지 공공성이다민영화로 치닫는 에너지 산업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고 공공적 소유관리 체제를 쟁취해야 한다둘째공공 대중교통의 확대에서 무상대중교통 실시까지생산지와 주거지의 결합과 공공주택 대규모 확충과 같은 탈탄소 시대를 위한 획기적인 교통주거정책을 요구해야 한다.

셋째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넷째노동시간 단축과 질 좋은 일자리근로기준법 전면 적용과 노조할 권리 보장 등 노동기본권을 전면 확대가 동반되어야 한다.

다섯째노동자가 주도하는 산업전환 투쟁의 기조와 요구를 정립하고 투쟁해야 한다이를 위해 전 조직적인 교육 홍보사업으로 현장을 일으켜야 한다.

이와 같은 제도개혁과 정책적 요구의 쟁취는 거대한 사회적 투쟁이 요구되고 그것은 노동자 총파업과 정치적 투쟁이 동반되는 투쟁일 것이다우리 변혁운동은 그 지난한 투쟁을 계속 시도하면서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며 나선형적 발전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그 계속된 투쟁을 바탕으로 기후 위기와 불평등을 해결할 새로운 사회의 상과 대안을 갖추어야 한다그런 담대한 투쟁으로 평등 사회를 받쳐 줄 골격과 근육을 만들고 변혁의 지평도 넓혀 나가길 기대한다.



[국제] 세계적 격변이 다가오다


전원배

세계자본주의 공황 없이 혁명 없다

초기 맑스는 새로운 혁명은 새로운 공황의 결과로써만 가능하다그러나 새로운 공황이 확실한 것처럼 새로운 혁명도 확실하다.”(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즉 새로운 혁명은 반드시 공황을 계기로 터질 것이라고 보았다그러나 1885년대 후반 공황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혁명은 발발하지 않았다후기에 맑스는 자신의 입장을 반성적으로 고찰했다그렇다모든 공황이 혁명을 유발하지는 않는다그러나 새로운 혁명이 공황을 계기로 올 것은 분명하다.

2008년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는 분명히 세계적 공황의 시작이었다그러나 21세기 자본주의는 1929년 대공황과 같은 파국적 공황을 변주할 기술이 충만하다자본가들은 실패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헬리콥터 밴(밴 버냉키 당시 미국 연준의장)은 달러를 프린트해서 헬기로 살포했고이는 공황을 지연 변주시켰다추가해서 사상 최고의 재앙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소비 여력이 고갈되자 다시 한번 달러를 대규모로 살포했다이러한 지연전술은 먹히는 듯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20미국을 등에 업은 나토가 허수아비 우크라이나를 앞장세워 동진을 거듭하자 푸틴이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다세계화는 종식되었고 공급망 불안 등 세계자본주의는 크게 출렁거렸다.

격화되는 위기 속에서 2023년 10월 7하마스의 이스라엘 전격 기습작전(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창살 없는 지옥으로 만들어 놓은 미국이스라엘의 야만적 봉쇄에 맞선 정당한 공격이었다)으로 촉발된 중동정세의 불안정은 세계경제를 급속히 공황으로 밀어 넣고 있다.

이에 더해 가속도가 붙은 AI, 자동화의 생산에의 급격한 투입은 재앙일 뿐이다자본주의하에서 AI, 자동화는 급격한 실업불안정 노동을 양산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소비력 고갈로 이어질 뿐이다한쪽에는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오는 상품들다른 한편으로는 급격히 소비력 고갈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노동자 민중들임박한 파국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불길도 한점 불꽃으로 부터!

이러한 세계적 격변의 시기한국사회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선거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고 세계의 형편에는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여야는 대동소이한 자들인데 서로 물고 뜯으면서 흥미진진한 게임을 시전하면서 노동자 민중의 시선을 앗아가고 있다. 

세계의 군사 분쟁 및 테러폭력시위를 종합한 위기 경고 보고서(2016-2024 ACLED)는 지금의 정치적 위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잇따른 사건들의 연쇄 반응으로 현재의 혼란과 위기가 전례 없이 증폭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2만 건이었던 정치 시위 건수가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첨예해진 2018년에는 3배로 늘어났다코로나 사태가 정점에 이르던 시기인 2021년은 7.5배로 늘었으며 러·우전쟁이 발발한 2022년과 2023년은 7배를 유지했다. 2024년 반전평화운동의 세계적 확산과 함께 전쟁을 지지하는 정부에 대한 저항은 더 격렬하며 커져가고 있다.”(https://acleddata.com/dashboard/#/dashboard 노동전선 메이데이 유인물에서 재인용)

대지와 초목은 마르고 바람은 거세게 불고 있다한점 불꽃이 거대한 불길을 일으킬 수 있는 정세이다물론 어떤 불꽃이 거대한 불길을 불러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른다실천가의 자세는 하나하나의 불꽃을 경시하지 말고 거대한 불길로 타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엄중한 정세에 예기치 않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우리의 목소리가 미국 전체에 연대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으니하나도 지치지 않아요.”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에이바 리온-세레노가 학내 가자전쟁 반대’ 시위에 동참한 지도 26(현지시간)로 열흘째그는 캠퍼스 광장 남쪽 잔디밭의 텐트 농성장을 낮이나 밤이나 지키고 있지만틈틈이 기말 과제를 하고 시위 참가자들과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유대인인 그는 얼마 전 농성장에서 유월절 만찬을 함께 나눴다면서 나와 같은 유대인 친구들이 여기 매우 많다종교와 인종을 떠나서 모두를 환영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컬럼비아대는 최근 미 전역 대학가에서 다시 불붙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의 진앙이다,(중략컬럼비아대는 1968년에도 미 대학가를 휩쓴 베트남전 반대 시위의 선봉에 선 바 있다당시 학생들의 시위는 징집 거부라는 일상과 직결된 문제에서 출발했다면 지금은 전쟁 자체에 대한 도덕적 분노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대한 실망감이 짙게 묻어났다. (경향신문 2024.04.28.)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된 반전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대학마다 요구사항이 조금씩 다르지만학생들은 대체로 자유로운 친팔레스타인 시위 개최 보장을 비롯해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군용 무기 제조업체와의 거래 중단 이스라엘의 군사적 노력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비 거부 이스라엘에 받는 자금의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의 반전시위도 한 단계 진전되어야 한다미국을 거쳐서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포탄을 공급하는 행위는 화약을 들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행위이다윤석열정권 규탄만이 아니라 포탄공급업체를 찾아내어서 규탄시위를 당장 조직해야 한다이제 노동자가 나서야 한다. 


[문화] 99%인 ‘우리’라는 집단의 실체와 정체

  박현욱 ( 노동예술단 선언 ) (20 호에서 이어짐 ) 99% 인  ‘ 우리 ’ 라는 집단의 실체와 정체에 대해 문화적으로 답해보자고 했다 .  해서 좀 철지나긴 했지만 옛 드라마 얘기 좀 해보련다 . 2009 년도에 방영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