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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0일 금요일

[노동] 3.3 제보센터로 통하는 6개의 문

 

정진우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지난 9월 5일, 3.3 노동자와 각계 대표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3.3 제보센터를 개막한 지 두 달이 되었다. 그 사이 3.3 과세정보를 연결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102조의 2 신설)이 국회를 통과해 법률 공포가 이루어졌다. 1년 뒤로 시행을 미루었으니, 제보센터가 수행할 과제는 오히려 막중해졌다.

‘가짜 3.3’은 4대보험 대신 3.3%(세율)를 떼는 위장고용 수법이다. 3.3 제보센터는 특정 사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사업소득자로 위장하는 실태에 대해 제보하는 온라인 공간이다. 축적된 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라 대규모로 제보된 업종은 시급하게 전수조사를 시행할 분야로 발표한다. 상습적으로 악용하는 기업은 근로감독에 착수할 대상으로 정부에 요구한다. 이외에 제보자들의 참여로 이루어낸 각종 정보를 활용하여 노동자성과 노동권 회복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수행할 것이다.

각자 지위와 상황에 맞춰 참여할 수 있도록 3.3 제보센터에는 6개의 문이 설치되었다. 제보에 참여하는 6개의 경로이자 제보센터가 취합하는 정보의 6대 분야이다.

첫 번째 ‘문’에는 “사내에 3.3 계약으로 근무하는 직원이 있어요”를 입석처럼 내걸었다. 제보센터의 화두가 무엇인지 일러준다. 자기 직장에서 3.3으로 일하는 직원이 있는지부터 살펴보자는 취지다. 차별지대 노동자와 함께하는 사회적 연대는 내 옆의 ‘유령’을 발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다음 ‘문’에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3.3으로 들어와요”라는 식으로 근무 현장의 용어를 사용했다. 제조업은 물론이고, 대다수 중·대규모 업체들은 합법적인 용역·도급에서 불법 파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명칭의 간접고용을 활용한다. 빌딩의 청소용역 노동자들처럼 간접고용 대부분은 3.3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자를 노동자 아니게 만드는 걸 내부에서 고발하는 것이야말로 노동자 연대의 새로운 시작이다.

세 번째로 내건 “평소에 3.3을 사용하는 00업체를 알아요”는 일반적인 제보 방식을 요약했다. 직장외에도 수많은 사회적 관계에서 3.3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종교나 사회단체에서 만나는 사람들, 친구나 가족을 포함한 지인 중에 대략 절반은 3.3이라고 생각해보자. 소중한 관계일수록 일차적인 연대의 대상이지 않겠는가.

넷째 ‘문’에 제시한 “00업체가 3.3% 공제한다는 채용공고를 냈어요”는 제보센터의 특별한 사용법을 안내한다. 알바몬 같은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3.3 채용공고가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쿠팡 캠프에 실시한 전수조사로 4만 건의 가짜 3.3이 적발된 후에도 대형 물류센터의 3.3 채용은 멈추지 않는다. 거의 모든 산업에 횡행하는 걸 반영하듯 3.3 채용공고도 분야 가리지 않고 게시된다. 대놓고 위장고용 모집하는 행태에 제동을 걸자. 시간 지나면 사라지는 정보이니 체계적인 취합 과정이 필요하다. 시민 참여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별로 꾸준하게 정보를 기록해 저장하는 활동을 지역사회 연대운동으로 제안한다. 자기 지역에서 어떤 업종과 기업이 3.3을 사용하는지 수시로 분석하며 공동대응을 모색하자.

이어서 “3.3 고용을 유도하는 컨설팅 광고를 발견했어요”로 나아간다. 사업주들이 즐겨 찾는 온라인 카페에 가면, 새 직원에게 근로기준법을 선택할지, 3.3으로 처리할지 문답하는 글을 쉽게 발견한다. 나중에 법적으로 고발하지 않게 생겼으면 3.3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조언이 대세다. 사업주들의 이런 3.3 선택에는 전문적인 노무컨설팅이 밀접하게 개입된다. 비용 절감되고, 노동법도 비켜 가고, 간편한 3.3으로 노무관리를 유도한다. 다수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폭력의 판매를 중단시키자.

마지막 ‘문’에서 드디어 “제가 3.3으로 4대보험 없이 일합니다”가 등장한다. 3.3 노동자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보하는 공간이다. 당사자가 원하면 상담과 법률구제비를 지원한다. 더 많은 이들이 권리찾기에 나서 승리할 수 있도록 현재의 공동법률구제 시스템을 더욱 튼튼하게 확장해 나갈 것이다.

bit.ly/삼쩜삼제보센터

제보센터를 찾아가는 인터넷 주소다. 리모델링 중이어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소중한 정보를 원활하게 기입하도록 지속적으로 개편한다. 직접 이용한 후에 사이트 개선 아이디어도 전해주면 금상첨화다.

6개의 문 앞은 아직 붐비지 않는다. 3.3 당사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오픈채팅방’이 개통되면 문전으로 연결되는 길도 수월해질 것이다. 세상 속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함께 찾아 나가려는 이들과 어떻게 통할 수 있을까? 독자들에게 먼저 권유해 본다. 제보센터에 들어가 스스로 제보자가 되어주시라. 다음에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제보센터로 통하는 길을 친절히 안내하자. 더 많은 우리가 노동자의 이름으로, 모두의 권리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2024년 10월 14일 월요일

[노동]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인정하고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하라!


- 09.30 현대차, 수출선적부 이수기업 노동자 전원해고 !


김형준(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비대위 위원장)

현대자동차는 97~98년 정리해고 이후 수많은 공정에 사측의 이익을 위해 불법파견,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양산하여 사측의 이익을 위해 착취와 차별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차별과 착취, 억압에 맞서 2003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원·하청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며, 현대자동차가 원청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불법파견 투쟁을 전개해 왔다.

2010년 대법원 승소 판결 이후 현대자동차 내 수많은 공정이 불법파견임이 인정되고 그 공정들이 다시 정규직 공정으로 전환되었다. 그 과정에서 현대자동차는 불법파견의 범죄를 인정하기는커녕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특별채용’이라는 미명아래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ㆍ축소하였다.

현대자동차 내 수술선적사업부는 대략 8개 업체, 대부분 하청노동자로 운영되었다. 당연히 쓸 수 있는 휴가는 눈치 보며 써야 했고, 12시간 맞교대에 현대자동차 지부가 파업해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해야 했다. 그렇게 현대자동차 내 수출선적사업부는 성역이었다. 그런 수출선적사업부에도 방청공정을 시작으로 불법파견임이 인정되고 수출선적사업부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합가입과 투쟁으로 현대자동차가 불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차별·억압하여 착취하였음을 알렸다.

수출선적사업부는 몇 년 전부터 정규직 공정으로 전환되었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특별채용 또는 강제 전환·배치 되었고, 그 공정에는 촉탁직 노동자들로 채워졌다. 이제 수출선적사업부에는 이수기업 노동자들만 남았다. 수출선적사업부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 내 사내하청 폐업으로 고용승계 및 타 업체의 전적을 통해 수출선적사업부에서 수년간 노동을 해왔다.

2024년 5월과 7월 대법원 일부 승소 후, 현대자동차는 이수기업을 9월 30일 자로 폐업하고 고용승계 없이 이수노동자 38명을 전원 해고하였다. 하루아침에 38명의 노동자는 생계를 잃고 해고자가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 사측은 ‘업체사장의 일신상의 이유로 폐업’일뿐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과거 불법파견 이슈에 따라 특별채용 기회를 줬음에도 응하지 않은 당사자들의 문제’라며 불법파견이라는 범죄를 은폐, 축소하며 정리해고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수기업의 폐업과 정리해고 사태는 현대자동차 내 모든 (1차, 2차)사내하청 업체로 확산될 것이 자명하다. 이에 이수기업 노동자 16명은 현대자동차 지부 노동조합 사무실을 거점으로 정리해고 철폐와 고용승계 투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처 공장에 들어오지 못한 이수기업 노동자들이 각 출입문에서 1인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사측은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하고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경과>

2024년 4월 초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사측이 이수기업을 폐업 시 폐업 후 1차협력업체인 2공장 현인기업과 통합시켜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고용승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측에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간담회 시 전달함

2024년 4월 4일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 무진기업 노동자들 불법파견 대법원 패소(2020년 무진기업 폐업 후 이수기업으로 전적 및 고용 승계된 인원들)

2024년 5월 중순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로 “사측이 임금교섭 시기 시끄러운 일 만들지 않기 위해 이수기업 계약을 3개월 연장하여 9월 30일까지 하겠다”고 전달

2024년 5월 30일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 이수기업 불법파견 대법원 승소

2024년 7월 25일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 이수기업 불법파견 대법원 승소로 파기환송(2심 패소)

2024년 8월 14일 : 이수기업 당사자, 현대자동차지부를 통해 현대차 사측이 9.30 이수기업 폐업 이후 현인기업과 업체통합 하지 않고 전원 해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달받음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사회연대실에서 본관 방문하여 해고는 안 된다고 입장 전달했으나 해고하겠다는 사측입장 완강. 현대자동차지부 사무국장이 오후 본관 방문했으나 사측 입장변화 없음

2024.10~ : ▸현대자동차지부를 거점으로 선전전, 각 공장 출입문 선전전 진행 중



<기자회견문>

현대자동차는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하고 총고용을 보장하라!

현대자동차는 1999년부터 사내하청 제도를 도입하여 오랜 기간 불법파견이라는 범죄를 수단으로 수많은 비정규직을 착취하고 차별해 왔습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이라 겪는 차별과 억압을 걷어내고자 2003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건설했고 원·하청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며 현대자동차 원청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과 처우를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 처우를 현대자동차 원청이 책임져 왔습니다.

현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사내하청의 폐업과 이에 따른 고용승계 및 타 업체로의 전적을 통해 수십년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 수출선적부의 사내하청 업체인 이수기업과의 도급계약을 9월 30일 자로 종료하고 이수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하청노동자 전원을 고용승계 없이 정리해고하겠다고 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사측은 ‘업체사장의 일신상의 이유로 업체폐업을 하는 것일 뿐, 자신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과거 불법파견 이슈에 따라 특별채용 기회를 줬음에도 응하지 않았던 당사자들의 책임으로 돌리며 정리해고를 정당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수기업의 폐업과 정리해고는 현대자동차 전반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이수기업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처우 저하 없는 온전한 고용승계가 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

하나, 일회용품처럼 아무 때나 쓰다 버려도 되는 노동자는 없다. 현대자동차는 사내하청노동자의 고용을 책임져라!

하나, 현대자동차는 '불법파견-간접고용-특수고용'을 이용한 비정규직 노동착취 당장 중단하라!

하나,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제도화는 노조법 2,3조개정안 거부하는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2024년 9월 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 노동자계급-영세자영업자 동맹 투쟁으로 생존권을 지키자!

 

김용화

플랫폼 노동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노동을 말한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디지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서 일거리를 구하고 그 일거리를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한다. 그리고 배달앱, 즉 플랫폼으로부터 건당으로 수당을 받고 있다. 한국의 법률은 그들을 특정 기업에 속해 있지 않은 개별사업자로 규정해 놓고 있어서 디지털 특수고용직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지난 8월 매일노동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플랫폼 노동자 규모가 88만 3천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3.3%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들 플랫폼 노동자들의 28%가 계약 없이 일한다는 서울경제 보도도 있고,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추산 “지난해 노무제공자 사고사망자 83명... 전년대비 20명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OECD 국가 중에, 한국은 근로자 10만 명당 8명이라고 수치를 내고 있고,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2005년 이전에는 1위였고, 이후에는 그나마 3위의 실정이라는 뉴스컷 보도도 있다. 각종 언론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온라인 기반 노동자들의 산재 사고율은 갈수록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여러 보도도 있다.

그리고 국민일보에 의하면 배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6조 4,000억 원에 이르렀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배달앱을 이용한 사람은 2,000만 명 안팎에 이르고 있다 한다. 월간 2,000만 명 이상의 손님을 꽉 잡고 있는 배달앱으로부터 자영업자들이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신규 서비스를 포함해 모든 서비스 이용 여부는 전적으로 개별 자영업자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하지만, 이 계약 관계에서 우위는 전적으로 배달플랫폼이 차지하고 있고, 겉보기엔 ‘옵션’이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필수’인 선택지만이 놓여 있으므로 자영업자들 처지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하게 되는 서비스인 것이다. 그리하여 영세업자들은 몰락의 위기에 내몰리고, 배달노동자들, 즉 플랫폼 노동자들은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서민들은 외식 물가 급등에 허덕이는 바로 그때 시장 점유율 65%인 ‘배달의민족’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음식배달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7천억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2년 연속 대규모 흑자를 냈고,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민’ 인수 이후 4천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가져갔다 한다.

지난 6월 21일과 7월 15일 배달노동자와 배달상점주들은, 배민·쿠팡 등 거대 플랫폼이 자신들과 같은 ‘을’들을 과도하게 착취하고 있다며 ‘배달플랫폼 갑질 규탄대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배민은 8월 9일부터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인상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현실이 되었다. 이에 반하여 지난 8월 30일에 서비스연맹 소속 배달플랫폼노조(이하 노조)가 ‘배달의민족’의 일방적 배달료 삭감에 맞서 8월 30일부터 B마트 배달거부 운동을 장기화, 전면화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렇듯 디지털 플랫폼을 지배하는 대자본이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할 뿐 아니라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들의 소득도 수탈하는 새로운 구조가 생성된 것이다. 이는 곧 지배 자본가계급이 IT기술 산업을 통째로 사유하고 있으면서, 스마트폰(앱) 등을 통해 피지배계급 일반에 대한 지배 자본가계급의 관리ㆍ착취ㆍ수탈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이 형태를 선취한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등등 몇몇 업체들은 이미 초유의 이익들을 챙겨 독점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플랫폼 노동’ 역시 자본의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에 복무하는 이 시대의 또 하나의 자본주의적인 노동형태인 것이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저항이 극대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불똥을 피하듯 이런저런 ‘지원 정책’을 내놓기에 급급하다. 소상공인 전기요금 인하, 배달요금 지원 등을 위해 25조 원이라는 돈(세금)을 풀고, 고맙게도 대출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희망 고문과 같은 방책들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한 계급은 착취ㆍ억압하고 다른 계급들은 착취ㆍ억압당하는 계급 사회에선 결코 성립될 수 없는 ‘상생’을 떠들어 대고 있다. 또한 언론이나 평론가, (경제학) 교수 등등, 자본의 각종 나팔수님들은, 의도적인지 ‘선의(무지)’에서인지 딱히 알 수 없으나, 문제의 근본은 자본주의 자체인 것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이 ‘약자’를 위한답시고 연구 논문, 정책적 대안 등등 여러 말씀을 쏟아 내지만, 결국엔 정부와 독점기업을 옹호하며, 그저 ‘을’들의 부르짖음으로만 치부하는 듯하다.

독점기업과 정부에게 비정하다고 아무리 소리쳐보았자 소용이 없는 것은, 맑스가 ≪자본론≫ 어딘가에 썼듯이 ‘자본가란 인격화된 자본일 뿐이고, 노동자는 인격화된 노동시간일 뿐’인 것이 자본주의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는 비정함이 정상인 사회 바로 그것 아니겠는가? 원시공산제가 붕괴된 이후 시대적 성격에 따라 그 종류와 정도의 차이는 다르지만, (사회주의 사회를 제외하면) 피지배계급은 단 한 번도 비정하지 않은, 즉 착취와 억압이 존재하지 않은 세월을 살아 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행여나 저들에게 “비정함을 좀 거두시고 온정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한들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비정’함은 저들이 거두는 것이 아니다! 영세자영업자ㆍ노동자계급이 동맹을 통한 강고한 투쟁으로 중지시켜야 하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을 비롯한 독점체들은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력 착취와 영세자영업자들의 소득 수탈이라는 이중적인 시스템을 통해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 배달앱 독점체 간의 이윤 확보를 위한 경쟁이 격해질수록 노동자계급을 쥐어짜는 시스템은 그들의 보호자 정부와 합작해서 더 교묘히 변화ㆍ발달할 것이고, 노동자들의 삶은 그만큼 더욱 간난(艱難)해질 것이다.

형식만의 개인사업자! 돈 많이 벌어서 건물주도 되고, 부동산 부자도 되고, 이자도 받는 부자가 되는 부르주아지를 꿈꾸지만, 그 대다수는 말 그대로의 무산자인 완전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으로 전락ㆍ복귀할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ㆍ몸부림쳐 봐도 그럴 것이다. 이 사회는 자본주의 체제이고, 이른바 ‘플랫폼 경제’는 그 최신의 착취ㆍ수탈 기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영세자영업자 혹은 반(半)프롤레타리아의 완전한 무산자, 프롤레타리아로의 전락. 이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 법칙의 필연적 귀결이다. 즉 자본주의 체제가 존재하는 한, 최후의 역사적 계급 사회가 폐지되지 않는 한, 임금노동자든, 영세자영업자든, 기타 근로인민이든, 피지배계급 인민의 삶은 착취와 억압의 세월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자본의 쇠사슬을 끊고 ‘노동이 삶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노동 그 자체가 제1의 삶의 욕구’가 되는 사회주의(공산주의) 사회의 건설만이 이 법칙을 저지하게 되는 것이다.

‘플랫폼 경제’에서의 ‘배달라이더ㆍ배달상점주’ 관계를 보자면, 물론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라는 전제는 달라짐이 없겠지만, 몰락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몸부림이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반대’라는 일그러진 형태로 나타났다면, 플랫폼 영세자영업자들이 노동자들과 함께 ‘플랫폼 갑질 규탄대회’에 나서고 있는 지금 현재는, 수수료 인하 요구가 더 중점이 된 듯하다. 그리고 배달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적용은 고사하고 건당 수수료 책정에만 매달리는 형세인 듯하다. 그러나 지금은 플랫폼 배달노동자들과 영세자영업자들이 독점기업을 향해 함께 투쟁 결의를 모았다는 것을 중요한 정세 변화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더 나아가 ‘배달라이더ㆍ배달상점주’ 결의 투쟁의 강화ㆍ발전을 위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선진노동자들은 지금 당장 이들의 투쟁을 지원하고 촉진해야 한다. 그 동력을, 플랫폼 노동자 전체로, 나아가 노동자계급 전체와 몰락의 위기로 몰리는 영세자영업자 전체로 모아, 생존권을 사수하고 더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를 혁파하는 투쟁으로 나아가자!

 


 

2024년 9월 1일 일요일

[노동] 제2의 티메프사태, 이번엔 배달플랫폼에서 터져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배달대행업계에서도 일명 ‘티메프사태’가 발생했다. 상점주와 라이더를 중계하는 플랫폼사인 만나플러스에서 상점주에게는 미리 받아놓은 라이더 정산금을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태는 현재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일부 지사장들은 당장 운영을 위해 사비로 라이더 정산금을 지급하며 빚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만나플러스는 라이더가 3만 3천명, 지사는 1천 6백여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배달대행시장 점유율은 20%로 업계 내에선 규모가 상당한 곳이다. 라이더 정산금은 말 그대로 임금이다. 이를 미지급한다는 것은 플랫폼사가 막장까지 몰려있다는 뜻이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사측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현재 만나플러스가 약속한 사항은 8월1일~10일 사이에 현재 보호예치금이라는 명목으로 미지급하고 있는 라이더 정산금을 모두 출금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만나플러스가 그간 함께 해 온 라이더와 지사장들에게 마지막 신뢰를 지키려면 이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고, 현재 발생한 피해회복과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현재 회사의 소통이 자신들과 가까운 일부의 총판들과만 진행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회사를 위해 현장에서 뛰어온 라이더와 지사장들에 대한 조금의 미안함이라도 있다면, 모든 소통은 투명하고 책임 있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현재 배달플랫폼 업계는 대행사 설립에 있어 아무런 법적 요건도 없고 검증절차도 없는 상태다. 대놓고 불법을 저지르거나 라이더 안전을 위협하는 대행사가 상당함에도 국토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만나플러스는 국토부의 인증을 받은 업체임에도 이 같은 대규모 임금체불 사태가 발생한 것은 국토부의 무책임한 행정도 한몫한 것이다. 라이더유니온이 아무런 효력 없는 인증제가 아닌 최소한의 구속력을 가진 대행사 등록제 시행을 꾸준히 요구했음에도 국토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과 재발방지 대책은 무엇인지, 답해야 할 것이다.


[인터뷰] “연대하면서 계급의식이 가랑비처럼 몸에 스며”


 -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지회장에게 듣는다.


◦질문 : 김형균 (노동자신문 발행인)

◦답변 :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 지회장)

 

소수 비정규직 노조의 경우, 의지가 있어도 장기간 투쟁을 지속하기는 매우 어렵다.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사히글라스 동지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2015년 5월 29일 노조를 결성했다. 그러나 아사히그라스 자본은 22명의 조합원을 즉시(6월 30일) 해고했다. 그 후 9년간 한결같이 거리에서 투쟁을 이어왔다. 올해 7월 11일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이로써 22명의 동지가 복직하게 되었다. 관련 보도로는, 복직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기나긴 투쟁 과정, 복직 후 현장 상황, 이후 전망과 계획 등을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 글라스비정규직지회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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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으로서 외국인 투자 기업에 맞서 9년 만에 투쟁을 통해 복직했는데, 만감이 교차할 것 같은데요? 소회를 한 말씀…

행복합니다. 많은 분이 함께 만든 승리입니다. 9년간 생계비를 위해 후원해 주신 분들, 아사히 김을 명절 때마다 사주신 분들, 아사히 투쟁에 늘 연대해 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2015년 노조결성 당시 노동조건, 집단해고 배경, 그 이후 9년간의 투쟁을 지속할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환경은 참혹합니다. 아사히는 점심시간 20분, 일하다 잘못하면 징벌조끼를 입혔습니다. 수시로 권고사직, 인권침해 등으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어렵게 노조를 만들었지만 도리어 178명이 해고되었습니다. 그것도 노조 만든 지 한 달 만에. 억울했습니다. 우리는 22명의 소수지만 단결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단결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연대활동을 일상적으로 진행하면서 다른 투쟁을 깊이 있게 경험한 것이 우리 투쟁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사히지회는 연대활동, 투쟁사업장 연대는 물론, 여러 차례 일본 원정 투쟁, 소성리 싸드 투쟁 등을 해왔습니다. 이는. 이른바 품앗이 연대를 넘어서는 것 같은데, 그 내적 힘이 궁금합니다.

아사히 동지들은 연대하면서 계급의식이 가랑비처럼 몸에 스며들었습니다. 계급의식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문제만 집착하지 않고, 전국에 펼쳐져 있는 다양한 투쟁과 정세적으로 중요한 투쟁을 내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 동지들은 끈질기게 연대하면서 연대가 무엇인지 토론하고, 또 어떤 연대를 할 것인지 자체적으로 회의를 많이 했습니다. 요즘 너나없이 노동조합은 회의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토론도 없고, 고민도 없는 형식적인 회의, 뻔한 회의가 아니라 우리가 실천적으로 필요한 회의를 9년간 진행했습니다. 매주 평가 회의도 9년간 회의록을 작성하며 빼놓지 않고 진행했습니다.

 

복직 후, 회사 측의 노조에 대한 태도는 어떤가요? 출근 시기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던 것 같은데… 노조활동 인정 등의 요구에 대해서 사측의 태도는 어떤가요?

아사히는 대법원판결이 나자마자 출근명령을 내렸습니다. 출근하지 않으면 무단결근 처리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회사가 출근하라는 날짜 2주를 넘겨서 출근했습니다. 8월 1일, 출근해서 회사와 마찰이 계속 벌어졌습니다. 회사는 3주간 교육 일정을 잡았는데, 첫날부터 교육은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불법을 자행했으면 사과부터 하라고 했고, 회사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 아사히는 핸드폰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는 어플을 내려받아서 회사 내에서 카메라 사용을 금지하는 공장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플을 사용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이것으로 이틀간 논쟁을 벌였습니다. 3일째가 되면서 회사가 더 이상 어플을 설치하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출근했지만 현장에서 투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근 3일째, 식당에서 선전물을 돌렸고, 많은 분이 받았습니다.

 

복직하자마자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에 맞닥뜨린 것 같은데, 아사히그라스 상황은 어떤가요?

회사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생산라인 일부를 가동 중단하면서 회사는 구조조정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막 어용노조와 교섭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구조조정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 선전물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복수노조인데, 다수 노조의 구조조정에 대한 활동이나 태도는 어떤가요? 소수 노조로서 대응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지금 집중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소수 노조의 한계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수지만 아사히 자본과 맞서 싸워서 승리한 노조입니다. 현장에 노동자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당당하게 구조조정 저지와 노조 가입 선전물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집중하는 사업은 조직화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말씀…

긴 시간 아사히 투쟁에 함께해 주신 동지들 고맙습니다. 투쟁 2막도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겠습니다. 늘 연대하는 조직으로 아사히글라스지회 동지들과 함께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노동조합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문화] 99%인 ‘우리’라는 집단의 실체와 정체

  박현욱 ( 노동예술단 선언 ) (20 호에서 이어짐 ) 99% 인  ‘ 우리 ’ 라는 집단의 실체와 정체에 대해 문화적으로 답해보자고 했다 .  해서 좀 철지나긴 했지만 옛 드라마 얘기 좀 해보련다 . 2009 년도에 방영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