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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0일 금요일

[뉴스해설] 제국주의 대한민국

 

이현숙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가, 10월 22일 인도증권거래소에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로 상장” 했다. 전체 주식 중 17.5%를 매각해, 4조5000억원을 조달한다. 생산에서는 인도 시장 점유율 14.2%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 인도 증시 탑승…4조5000억 자금 확보”

22일(현지 시각)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인도법인(HMI)의 증시 상장을 알리는 의미로 종을 치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차 장재훈 사장, 정 회장, 인도증권거래소 아쉬쉬 차우한 최고운영자(CEO), 얀 메츠거 씨티그룹 기업금융증권 아태지역 총괄 책임자. /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전날인 21일엔 나렌드리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인도에서 전기차 모델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 인도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공개는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피델리티, 싱가포르 정부 등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며 ... (조재희, 이영관 기자, <조선일보>, 2024.10.23.)

등장인물들을 보자. 한국(산업자본가): 정의선, 장재훈. 인도: 증권거래소(금융자본). 모디 총리(총자본의 대표자). 세계의 금융자본: 씨티그룹‧블랙록‧피델리티(미국), 싱가포르 정부 등.

현대차가 인도 노동자를 착취한다. 그 잉여가치(이윤)의 일부는 세금의 형태로 인도의 총자본을 대표하는 모디에게 간다. 다음으로 배당금‧수수료의 형태로 인도증권거래소와 세계의 금융자본들에게로 간다. 이들은 모두, 인도 노동자들에 대한 공동착취자들이다.

씨티그릅 등 미국의 금융자본들은 제국주의 자본이다.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공동착취자로서 현대차도 역시 제국주의 자본이다. 그 독점자본의 도구인 국가, 즉 한국은 제국주의 국가가 된다(“제국주의 사회”가 아니다). 그러면 공동착취자인 인도 측은? 자국의 노동자를 착취하는 민족자본‧민족국가다. 여기서 제국주의의 본질을 정리하자. 제국주의란 타국의 노동자‧인민을 착취‧수탈하는 독점자본과 그 대표자로서의 국가를 말한다.

어떤 이는 반대할지도 모른다; 자본수출만을 근거로, 한국을 제국주의 국가라고 규정할 수 없다. 자본이 수출된 국가의 “자주권을 말살하고, 정치적으로 종속시키고, 심지어 레짐체인지를 하고 침략을 자행하는” 경우에만 제국주의 국가라고 불러야 한다.

경제적 토대와 정치적 상부구조를 보자.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토대는 자본-임노동 관계에 의한 생산‧착취구조다. 이것은 공통적이다. 정치적 상부구조, 즉 토대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은 다양하다. 사우디의 봉건적 왕정, 일본‧영국의 입헌군주제, 대통령제‧의회제, 파씨즘‧민주주의 등등. 그러나 경제적 토대‧착취구조가 같아, 모두 자본주의 사회라고 규정한다.

제국주의 국가가,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다른 국가를 “정치적으로 종속시키고, 군사적 침략을 자행”하는 이유‧목적은 무엇인가. 착취‧수탈로 부자가 되기 위해서이다. 정치‧군사적 행동은 횡재를 위한 수단이다. 현대차는, 한국 국가의 폭력 없이, 외교적 수단만으로, 즉 아주 적은 비용만을 들이고, 자본수출-인도 노동자 착취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극히 효율적인 제국주의이다. 제국주의를 정의하는, 레닌의 언급, “상품수출과는 구별되는 자본수출이 특별한 중요성을 가진다<제국주의론>”를 상기하자.

한국은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조선, 철강 등 주요 산업들에서, 나아가 금융에서도 전 세계에 자본을 수출한다. 이들 자본을 무력으로 보호해 줄 군사력도 세계적 수준이다. 아제국주의(subimperialism)가 아니다. 이른바 “강소국”, 즉 작지만 강력한 제국주의 국가이다.

제국주의의 다른 이름인 (국가)독점자본주의가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었다. 레닌 시대처럼 “한줌의 열강”이 세계를 분할하던 시대는 아니다. 제국주의체계는 아주 많은 나라들의 독점자본가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서 만들어진 세계체제가 되었다. 세계의 노동자‧인민 vs 세계의 독점자본가의 대립구도가 중요하다. 이를 개념적으로 살펴보자. 한국의 경우, 독점자본이 주도하는 정‧관‧재‧언론‧문화계 등에 있는 최소 5백-최대 5천 명이, 5천만을 지배하고 있을 것이다. 금융과두제라고도 불린다. 이 비율로 하면, 세계인구 80억명은 대략 8만-80만 명이 지배하고 있다. 그 지배 중심에는 독점자본가 집단(산업, 상업, 금융)이 있다. 이들은 국적으로 나뉘어져 있고, 자본의 크기에 따라 위계질서(주도력-종속)를 가진다. 하지만 80억 인류에 대한 공동의 착취‧수탈‧지배자이고, 배다른 형제들이다. 이들 형제 간의 불화는 때론 전쟁도 불사하지만, 계급 적대에 비해서는 사소한 것이다. 이들이 타국의 인민들을 착취‧수탈할 때, 제국주의자가 된다. 자국의 경우는 민족자본가가 된다. 본질은 동일하다. 피억압자의 총단결! 노동자 국제주의로 단결된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세계인민의 통일전선이 절실하다.

 

2024년 10월 14일 월요일

[뉴스해설] “개‧돼지와 기생충의 왕국”에서 “인간의 왕국”으로!

 

이현숙

의사증원문제를 둘러싼 잡음, 이른바 “의정갈등”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의사‧의대생 게시판에 국민을 “개‧돼지”로 비하하고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충격”을 줄 만한 내용인가?

“자본가는 [노동자의:인용자] 노동력의 하루 가치를 지불한다. 그리하여 그 노동력의 사용은, 다른 모든 상품들, 예컨대, 자본가가 하루 동안 임차한 말의 사용과 마찬가지로, 그날 하루 동안 자본가 계급에게 속한다....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노동과정은 단지 자신이 구매한 하나의 상품인 노동력의 소비일 뿐[이다]. ”, (칼 맑스, <자본론> 제1권 중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임금노동자는 하루 하루 자신의 노동력상품을 팔아, 임금을 받아서 먹고 산다. 자본가는 노동력상품을 구매했으니, 그 노동력상품은 다른 여타 물질적 상품과 동일하게 자본가의 것이다. 그런데 노동력상품은 노동자와 분리될 수는 없으니, 결국 노동자 자체가 여타 물질적 상품과 동일하게 취급된다. 결국 자본가의 입장에서, 노동자는 “하루 동안 임차한 말”과 같다. 이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원리이고, 결국 자본주의 사회의 원리이다.

“개‧돼지 발언”에도 원조가 있다. 지난 2016년 나모씨라는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했다. 그가 교육부 고위관료라는 것이 흥미롭다. “교육부”, 즉 노동력상품 생산부는 자본가에게 양질의 착취재료(노새처럼 강인하고 온순해야 한다)를, 가장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래야 저임금-고이윤이 가능하다. 당시 정부 인사혁신처는 나모씨에 대해 파면결정을 내렸다. 아마도 “천기누설-이적표현”이 그 죄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 파면결정은 법원에서 취소되어, 복직(2018년)되었다. 총자본의 이성인 “자본의 법정”으로서는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배계급에게 “민중은 개‧돼지”는 상식이다.

“민중”의 삶을 보자. 오토바이 배달을 하다, 교통사고로 지난 8월 25일 사망한 사람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
그가 배달 일을 시작한 때는 2016년이었다. 개인 사업에 실패해 머물 곳이 없어 찜질방에서 몰래 빨래를 하며 살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고인은 배달 일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주 7일, 주말도 없이 아침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하루 최소 100건의 배달을 했다. 일일 평균 250km가량을 달렸다. 서울에서 강릉 거리다.

하루 수면 시간은 5시간 남짓. “잠은 부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배달을 했다. 인천 일대 지리를 완전히 암기했고 인근 가게 1000곳의 주소를 알고 있다고 주변에 자랑했다. ‘배달 콜’을 잡으려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던 왼손은 한여름 뙤약볕에 검게 타버렸다. 끼니는 오토바이 안장 위에서 에너지바, 단백질 음료 등으로 때웠다.

이런 고된 삶에 고인의 몸 여기저기가 고장났다. 생전 뇌종양·백내장·우울증을 앓았다. 뇌압(腦壓) 상승을 방지하는 약물 등 하루 30알 넘는 약을 먹었다. 백내장 증세를 숨기려 렌즈를 착용하기도 했다. (김도연 기자, <조선일보>, 2024.8.29. "잠은 부자들을 위한 것"… 하루 17시간 달렸던 배달 맨의 죽음, '매출액 전국 1위' 라이더 전윤배씨 영결식)

<조선일보>는 친절하게도 같은 날 (8월 29일) 기사에 “고귀하신 분들”의 삶도 보여준다.

“최근 증권가에선 ‘부자 중의 부자’로 불리는 패밀리오피스 고객을 잡기 위한 열기가 뜨겁다. 패밀리오피스란, 부자 고객 자산 관리를 하는 PB(프라이빗 뱅커) 개념이 확장된 것으로 거액의 금융 자산을 가진 고객들에게 법무·세금·승계까지 종합 자산 관리를 하는 것이다. ... 2020년 가장 먼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증권의 가입 기준은 1000억원 이상에 달하지만, 최근 대상이 100가구를 넘었다.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도 모회사인 금융지주와 연계해 패밀리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 증권사들의 패밀리오피스 사업이 커지는 것은 젊은 부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2023년 45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7.5%(3만2000명) 늘었다. ... NH투자증권이 3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주식이 44%로 가장 많았다.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은 약 20%, 금, 현물 등은 1%도 되지 않았다. (이혜윤기자, <조선일보> 2024.8.29. “부자 중의 부자를 모신다… 패밀리오피스를 아시나요”)

일찍이 엥겔스는 이러한 “귀하신 분들”, 즉 놀고 먹는 기생충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말을 준비해 두었다. [생산이 거대한 규모로 성장함에 따라] “자본가의 모든 사회적 기능[관리‧감독: 인용자]들은 이제 봉급을 받는 직원들에 의해 수행된다. 자본가는 이제 수입을 챙기는 것, 이자표를 끊는 것, 다양한 자본가들이 서로 자본을 뺏는 증권거래소에서 투기를 하는 것외에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다.” (엥겔스, <유토피아에서 과학으로 사회주의의 발전> 중에서)

“개‧돼지와 기생충의 왕국-필연의 왕국”에서, “인간의 왕국-자유의 왕국”으로의 도약은 언제쯤일까!


2024년 9월 1일 일요일

[뉴스해설] 베네수엘라. 차베스주의의 ‘전락’과 그 교훈


 


진상은(陳祥殷)

7월 28일에 치른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으로 대표되는 신흥 집권 부르주아 분파와 미제(美帝)를 등에 업은 전통적 부르주아 분파 사이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그리고 특히 수많은 노동자ㆍ인민대중이 선거 결과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서면서, 베네수엘라의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이 상황이 어떻게 귀결될지,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거니와, 지금 우리의 주요 관심사도 아니다.

지금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현 사태의 성격과 역사적 배경인데, 극우 언론은 물론 사실상 부르주아 언론 일반이 현 사태를 기화로, 역사적 진실을 은폐하면서, 사태의 원인은 사회주의라고 왜곡ㆍ비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이 ‘미치광이(El Loco)’라고 부른다는 아르헨티나의 극우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는, 역시 미치광이답게, “베네수엘라인들은 공산 독재를 끝내기 위해 투표했다”고까지 지껄여댔다고 한다.(≪조선일보≫, 2024. 7. 30. 참조.)

주지하다시피, 현 사태의 직접적인 배경은 특히 2016년 이후 격화되어 온 심각한 경제위기와 그에 수반한 노동자ㆍ인민대중의 극악한 빈곤과 고통인데, 저들 부르주아 언론의 일반적 주장인즉슨, 이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은, 사실상 석유산업 일변도의 심히 불균형한 산업구조와 더불어, 우고 차베스 정권이 정착시킨 사회주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저들은,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가진 5대 산유국으로서 남아메리카 최부국이었는데, 차베스 정권 이래의 사회주의적 정책 때문에 오늘날 세계 최빈국의 하나로 전락했다고 주장한다.

일단 저들의 주장대로 ‘남아메리카 최부국이었다’고 치자. 그런데 누가 그렇게 부자였는가? 저들은 GNP, 즉 ‘국민총생산’이 어떻고 하면서, 마치 ‘국민’ 일반이 그러했다는 듯이 능청을 떤다.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차베스가 집권하던 1998년 당시 ‘석유 대국 베네수엘라’의 실상은, 인구의 80% 이상이 빈곤층이었고, 인구의 5%가 경작지의 75%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학교와 병원이 붕괴되어 학생들의 퇴학률이 70%, 문맹률이 7%에 달했으며, 인구의 60%에서 70%가 기본적인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태였다.(채만수,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 혁명 ― 그 배경과 경과, 성격, 그리고 전망”, ≪정세와 노동≫, 제15호, 2006년 7ㆍ8월 합본호 참조. 이하 자료들도 동일.) 게다가, “차베스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28년 동안에 베네수엘라의 1인당 소득은 35%나 떨어져서 그 지역에서 최악의 감소를 기록했고 세계적으로도 최악의 하나”여서, “베네수엘라에서 자본주의에 의해서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기껏해야 10만 명 정도이고, 나머지 대다수는 자본주의로 인해 임금노예나 채무노예로 전락했다고 생각한다”는 증언도 있다. 차베스가 반미제(反美帝)와 ‘21세기 사회주의’의 기치 하에 집권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극빈과 노예상태, 즉 미제국주의와 그 앞잡이ㆍ동맹자인 현지 부르주아지가 베네수엘라 노동자ㆍ인민대중에게 강제해온 극빈과 노예상태였다.

그건 그렇고, 차베스가 내걸었던 저 이른바 ‘21세기 사회주의’는 정말 사회주의인가? 차베스 생전, 특히 2000년대 중반에는 많은 사회주의자들조차 그 사회주의적 성격을 단호하게 부인하거나, 명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많은 사회주의자들조차 ‘21세기 사회주의’에 고개를 끄덕였다. 1976년에 국유화되었다가 다시 주로 미국 자본의 지배 하에 있던 석유자원[PDVSA]의 재국유화를 비롯하여 차베스 정권은 철강 등 주요 기간산업 국유화한데다, 때마침 상승하던 국제 유가 덕분에 생긴 거대한 자금을 무상교육ㆍ무상의료ㆍ무상주택 등 빈민들을 위한 여러 사업(missions)에 지출하여 인민대중의 빈곤ㆍ노예상태를 대폭 완화함으로써, 일응 사실과 실천으로 ‘21세기 사회주의’를 입증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명확해진 것처럼, 차베스의 ‘21세기 사회주의’는, 베네수엘라가 가진 최대의 자원인 석유를 이용하여 인민대중을 빈곤과 노예상태로부터 구제하겠다는 선의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가 아니었다. 적어도 맑스-레닌주의적 사회주의, 즉 과학적 사회주의는 아니었다. 그가 내세운 ‘볼리바르 혁명’은 과학적 사상과 규율로 무장된 노동자계급의 전위, 그 혁명적 정당에 의해서 조직되고 지도된 혁명이 아니었고, 석유 자원과 철강산업 등 일부 기간산업을 국유화했을 뿐, 무엇보다도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의 폐지, 계급의 폐지를 위한 어떤 계획조차 없었다. 더구나 인구의 다수가 종사하고 있던 농업은, 유휴지(遊休地) 일부가 농민들에게 분배되었을 뿐, 기본적으로는 대토지소유에 기초한 반(半)봉건적 생산양식이 그대로 온존되었다.

차베스와 그 정권의 ‘볼리바르 혁명’ 혹은 ‘21세기 사회주의’의 이러한 성격과 한계는, 자신들의 정권에 대한 거듭된 불법적 도전에도 불구하고, 미제의 앞잡이이자 동맹자인 기존의 부르주아ㆍ지주 세력을 사실상 고스란히 존치시키는 것, 그리하여 사회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온존ㆍ발전시킨다는 것을 의미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집권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PSUV)’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르주아 분파가 형성ㆍ발전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결국, 한때 널리 칭송받기도 했던, 차베스와 그 정권의 ‘21세기 사회주의’가 가능했던 것은 전적으로 우연적인 조건들에 의한 것이었다. 그 우연적 조건들이란, 우선 심히 유감스럽게도 과학적 사회주의에 대한 그의 무지에도 불구한, 미제를 배제하고 석유 수입(收入)을 이용하여 인민대중의 상태를 개선하겠다는 차베스의 강한 선의와, 그리고 특히 그 선의의 실현을 가능하게 한 고유가였다. 그러나 그 우연적인 조건들이 사라지자, 특히 유가가 크게 떨어지고, 이 저유가가 장기화되자, 게다가 미제의 경제 봉쇄ㆍ제재가 장기화되고 심화되면서 석유 생산시설의 갱신ㆍ개선도, 그나마 저유가로의 수출도 심히 어려워지면서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 전개되고 있고, ‘21세기 사회주의’도 급전직하로 전락하였다. 그리하여 집권 베네수엘라 연합사회당은 그나마의 ‘21세기 사회주의’를 옹호하는, 즉 그나마 노동자ㆍ인민의 경제적ㆍ사회적ㆍ정치적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는 정당ㆍ정치세력이 아니라, 경제위기를 핑계로 그들의 제반 권리와 이익을 짓밟는 세력으로 전락했다. 그 대표적인 표현이 특히 최근에 들어 빈번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 공산당(PCV)에 대한 탄압이다.

차베스 시대 이래의 베네수엘라에서의 상황과 그 전개로부터의 교훈은, 우선 저 유명한 격언, 즉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것을 상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의’ 대신에, 즉 그 주관적 선의가 초래할 객관적 결과에 대한 무지 대신에 모름지기 과학으로, 즉 맑스-레닌주의의 과학적 사상으로 무장해야 하고, 그에 기초하여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과거에 차베스의 ‘21세기 사회주의’나 ‘볼리바르 혁명’을 찬양했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기존의 부르주아 국가를 그대로 존치시킨 채 단지 그 권력만을 장악하고, 그것을 지렛대로 사회주의로 이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맑스주의 국가관을, 따라서 맑스-레닌주의를 부정하는 소부르주아적 망상일 뿐이다.



[문화] 99%인 ‘우리’라는 집단의 실체와 정체

  박현욱 ( 노동예술단 선언 ) (20 호에서 이어짐 ) 99% 인  ‘ 우리 ’ 라는 집단의 실체와 정체에 대해 문화적으로 답해보자고 했다 .  해서 좀 철지나긴 했지만 옛 드라마 얘기 좀 해보련다 . 2009 년도에 방영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