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1일 화요일

윤석열 정권, 검찰독재와 계급정치

 



[세상의 창]


윤석열 정권검찰독재와 계급정치

 

현 정권의 정치적 성격에 대해서 검찰독재라는 표현이 회자되고 있다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정권 획득 과정에서는 검찰집단의 일사불란한 뒷받침이 있었고정권을 잡은 후에는 검사들을 정권의 핵심적 권력기관에 임명함으로써 그들이 원하는 사회체제로 재편을 위한 국가기구의 억압성을 강화해 왔다또한 현 정권의 통치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이 남용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성격 규정은 타당성 있게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성격 규정은 지양해야 할 특수한 집단과 그들의 특권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기초를 담지 못하고 있다개혁적인 정부에서 두 번에 걸친 검찰개혁은 실패했었다특히 문재인 정부는 범여권 180석에 달하는 의회 권력과 행정부 권력을 가지고서도 검찰의 집단적 저항에 굴복했다이는 보수정치 세력과 검찰집단의 결탁으로 반동적인 정치권력을 낳게 했다이러한 결과는 민주당의 타협적이고 중도적인 개혁정치의 한계에 기인한 것이지만법에 따른 지배·통치의 강화라는 민주주의 제도의 발전이 사법적 처벌에 대한 공권력을 독점해 온 검찰의 힘을 강화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국민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은 사회적 필요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공권력이다선출된 정치권력은 국민주권의 원칙에 따라 이 공권력을 행사한다하지만 정치권력이 선거를 통해서 자리바꿈을 할지라도 직업공무원제에 의해서 정년이 보장되는 검사들은 공권력의 계속적 행사가 가능하다처벌할 수 있는 권리가 오직 자신들에게만 주어졌기 때문에이들은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

검찰이 범죄로부터 사회를 지킨다는 필요성이 정의로운 검사라는 대중적 상징성을 강화시켜 준다면 이들이 가진 수사와 기소권법에 대한 해석의 힘은자신들의 이해에 따른 선택적 처벌을 가능하게 해준다권력돈과의 유착은 필연적이다그 힘을 활용해서 국가기구 내에 있을 때는 특권(특수활동비동일직급의 공무원에 비해 높은 급여와 대우)을 누리고 검찰을 벗어나서는 전관 변호사로서 현직 검사들의 인맥을 활용해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또한 이들은 정관계자산가들과 혼인친인척관계로 얽혀져 있는 기득권 집단이기도 하다. 2016년에 고위급 검사는 재벌과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돈 한 푼 없이 140억의 주식 시세차익을 벌어들이기도 했다.(한겨레 2018.05.)

검찰집단은 국가기구 내의 관료이자 자본주의에 기생하는 사회의 특권계급이다사회의 발전에 따른 국가의 공공성과 평등에 대한 요구개인의 권리에 관한 주장들이 거세질수록 기득권의 정치적 반동성은 노골화된다현재의 윤석열 정권은 세계 질서의 혼란과 국내 사회체제의 재편기에서 자본가자산가중상층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부자감세로 국가재정을 거덜 내고 경제 성장보다는 정체를 선택함으로써 대다수 국민을 경제적 고통으로 내몰면서도 기득권의 대물림 자산 상속을 위해서 법인상속 부담 감소 방안결혼 자녀 증여금액 면세 상향 조정 등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부자들을 향한 선물은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약속됐다윤석열 정권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이 약속은 지켜질 것이고 그만큼 대다수 국민의 경제적 고통은 가중될 것이다.

따라서 검찰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나 온건한 개혁세력의 정권교체로 이 특권계급은 해체되거나 민주적 통제를 받을 수 없다그들 특권의 근거인 사회적 발전에 뒤떨어진 낡은 헌법을 평등하고 민주적인 새로운 헌법으로 다시 쓰지 않는다면 검찰집단은 언제나 부자들과 그들 가문의 체제를 지키는 칼이 될 것이다.

 박찬웅

 

장텐이의 「화웨이 선생」(1938) - 썩은 살을 도려내야 운동이 산다

 



[노동자교양 예술]


장텐이의 화웨이 선생(1938)

썩은 살을 도려내야 운동이 산다

 

사측이 노조의 전·현직 간부 친인척에게 특혜성 납품업체 운영의 은총을 베풀어 주고 있다. (울산함성, 2023.10.19. 썩은 살을 도려내야 현대차지부가 산다.) 2005년 현대 자동차 비정규직 류기혁 열사를 사측 논리로 노조가 공격하는 것을 노동운동이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이를 드러내면 노동운동 전체가 공격받을 수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과연 그러한가중국 항전 시기인 1938년 4월에 나온 장텐이의 단편 소설 화웨이 선생를 둘러싼 논쟁을 같이 돌아보며 이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장텐이의 화웨이 선생에 그려진 화웨이 선생은 돈이 있는 국민당 간부로 항일활동가이다그는 바로 청년일꾼들이 하나의 지도중심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여러분은 이 하나의 지도중심의 지도하에서만 단결하고 통일되어야 합니다오직 이 지도중심의 지도 아래에서만 구국 사업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청년들은 애쓰는 열성적이지만이해가 부족하고 경험이 짧기에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현장 공무 여가 활동’, ‘난민구제’, ‘노동자 구국 공작’, ‘부상병 공작’ 등의 온갖 사업에 회사 CEO처럼 행동한다.

결국청년들이 그를 배척했지만그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다청년들로부터 배척되자 죽으라고 술을 퍼마시면서 연신 부들 투덜 그 젊은이들을 욕했다그는 찻잔 하나를 깼다미스 황이 그를 부축하여 침대에 눕히자그는 갑자기 몸서리를 치면서 말했다. ‘내일 10시에 집회가 있어 ……라면서 운동을 장악하는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야외쉐인 외 이주노 옮김(2020),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3어문학사 인용)

일본은 1938년 4월에 나온 이 작품을 같은 해 11월 번역해 일본 잡지에 싣고 화웨이 선생이 바로 중국 항일활동가의 대표라고 선전하였다이에 따라 화웨이 선생」 같이 운동 내부의 적폐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 우려가 생기자장 텐 이는 작가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내어 이를 종식시킨다.

화웨이 선생은 우리 민족의 몸에 생긴 종기이다우리가 그것을 드러내는 이유는 우리 민족의 건강함과 우리의 발전을 설명하기 위함이다일본인이 화웨이 선생이라는 인물을 예로 들어 우리 전 민족이 모두 사기가 저하된 사람들이라는 것을 증명하고그것을 자국민에게 선전하려 하지만그것은 헛된 노력일 뿐만 아니라가장 멍청한 일로서 반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만약 파시즘에 의하여 혼미해져 있는 일본인들이 자기 제국의 중증은 보지 못하고 상대방의 결점을 발견했다고 기뻐 날뛴다면 그 우둔함은 이를 데 없을 것이다일본의 피압박인민은 절대로 그러지 않을 것이다.”

화웨이 선생이 알려주었다. ‘쉰좌파(Rotten Left)’‘라는 몸에 생긴 종기는 드러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혜택을 줬으면 반드시 그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자본가의 철칙이다.” “썩은 살을 도려내야 노조가 산다.”라고 해당 노조 조합원들이 피를 토하며 말하고 있지 않는가.

한아석

좌경 모험주의의 상징 인물 리리싼(李立三)

 


▲ 젋은 시절 리리싼(李立三)


 [기획 중국혁명가 열전]


좌경 모험주의의 상징 인물 리리싼(李立三)

 

지식인이자 지도자였던 리리싼

탄광 대파업 승리로 이끌어

무장폭동 등 무모한 실력행사에 

좌경모험주의 비판 직면

소련으로 가 사상개조 받아

귀국 후 노조노동안전에 공헌하지만

문화대혁명 격랑에 휩쓸려 자살

1980년 뒤늦게 명예회복

 


투쟁과 혁명운동으로 점철된 리리싼의 생애

리리싼은 중국의 대표적 노동운동가로 손꼽힌다근공검학을 다녀온데다많은 논문과 논설을 발표한 지식인이었지만대중조직과 투쟁 지도에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였다. 1919년 리리싼은 프랑스에서 강철 제조 노동자로 일하며 혁명 활동에 분주했다. ‘탱크라는 별명을 얻은 리리싼은 금방 프랑스 당국의 주목을 받고 강제 귀국을 당하였다.

귀국한 그는 공산당 후난성 지부의 서기 마오쩌둥을 찾아갔다마오쩌둥은 그를 장시성과 후난성의 경계에 있던 탄광도시 안위안(安源)으로 데려가 노동운동에 배치하였다리리싼과 류샤오치(劉少奇)는 안위안 탄광의 대파업 투쟁을 조직하여 전면적 승리를 쟁취했다. 1925년 그는 상하이 총공회(노동조합 총연합위원장이 되어 5.4운동을 이끌었다리리싼은 노동자 파업동맹휴학상인들의 철시를 이끌어 내며상하이의 제국주의 질서를 완전히 흔들었다군벌과 자본이 혈안이 되어 그를 찾자리리 싸는 노동자들의 보호 속에 상하이를 탈출하여 소련으로 갔다소련에서 그는 코민테른과 프로핀테른 회의에 참여하여 중국 인민들의 반제국주의 투쟁상황을 보고하고 중국혁명을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귀국한 리리싼은 전국 총공회의 주요 지도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1927년 후베이성 우한에서 활동하던 리리싼은 몇십만 명의 군중과 함께 한커우의 영국 조계 지역으로 밀고 들어갔다그들은 영국의 조계경찰서를 포위 점령하고 경찰들을 몰아냈다대중투쟁에 놀란 영국은 한커우와 주장(九江)의 조계를 중국에 반환하게 되었다.

1927년 장제스가 상하이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수만명의 공산당원과 노동자들을 학살하였다리리싼은 국민당 반동파에 맞서 무장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그는 덩중샤와 함께 공산당 중앙에 군사행동을 제안하여 동의를 얻었다공산당은 난창폭동을 일으켰지만중과부적으로 실패했다뒤이은 광저우 봉기와 광둥 코뮨도 잇따라 실패하였다.

1928년 11월 리리싼은 중앙정치국 위원상임위원중앙선전부장에 선임되어 당의 주요 지도부에 참가하였다코민테른의 방침에 따라 총서기는 노동자 출신 샹중파가 맡았지만실질적인 지도자는 리리싼이었다. 1930년 6월 중앙정치국은 리리싼이 기초한 새로운 혁명고조와 1개 성 혹은 몇 개 성에서 우선 승리하자.’는 결의를 통과시켰다좌경 모험주의의 상징이 된 리리싼노선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결의에 따라 우한(武漢및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폭동을 일으키는 등 홍군 부대들이 주요 도시들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은 무모한 실력행사는 모두 실패하였고 국면은 한층 더 엄중해졌다.

 

소련에서 개조를 받다

리리싼은 비교적 빠르게 자신의 잘못된 노선을 시인하였다. 1930년 9월 공산당 6차 3중전회에서 그는 자아비판을 하며 잘못을 시인하였다그해 10리리싼은 공산당 지도부에서 내려와 모스크바로 갔다그의 소련행은 코민테른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코민테른이 소집한 극동국 및 주석단 회의에서 리리싼은 거듭 자신의 잘못을 비판하였다그 후 그는 코민테른의 결정에 따라 15년간 소련에 머물며 국내투쟁에서 벗어나 있었다.

소련 당국은 그를 시베리아의 벌목 노동자로 보내어 죄수들과 함께 노동하게 하였다그 후 남부 러시아의 기계공장에 견습공으로 보냈다가 다시 모스크바 조선소의 조선공으로 일하게 하였다스탈린 치하의 소련당국은 리리싼을 트로츠키주의자로 의심했다고 한다리리싼이 거듭 귀국하여 투쟁하게 할 것을 요청했지만소련은 허용하지 않았다.

1946년 1월 리리싼은 소련에서 귀국하여 옌안으로 갔다리리싼의 귀국은 마오쩌둥이 주선한 것이라고 한다리리싼은 동북에서 당활동에 복무하다가 1948년 8월에 개최된 전국 노동대회에서 중화전국총공회 부주석으로 선출되었다내전 시기의 공산당 노동운동은 점령지의 생산증대노자 간 협력내전 동원 등을 주임무로 하였다신중국 성립 후 리리싼은 계속 전국노동총공회(노총)를 주도했으며 중앙인민정부 위원정무위원노동부장 등 요직을 겸임했다그는 노동부장으로 공회법(노동조합법)을 제정공포하는 것을 주관했으며노동자 임금관리제도와 노동보험제를 제정하였다실업노동자 임시조치법 등 중요한 법률과 규정을 기초하여 각급 정부와 공회가 관련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그는 또 산업안전과 노동자 보호를 위해 안전규정 제도를 수립하였다.

중국에서는 리리싼이 노동조합 사업과 노동보장 사업에서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신중국 성립 후 리리싼은 전국총공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공회의 모든 사업에서 생산발전을 관철해야 하며 경제를 번영시켜야 한다노자가 함께 유리한 방침으로 가야하며강대한 국방역량과 경제역량을 건설해야 한다이것이 현시기 중국 노동자계급과 인민의 최고 임무이고 최대 이익이다.” 신중국 성립 후 노동조합과 노동계급은 자발성과 역동성을 잃었다노동조합 본연의 임무인 노동자 권리를 위한 투쟁그중에서도 파업권을 실질적으로 박탈당하였다사회주의 국가들의 노조들이 하나같이 당과 국가의 부속기구로 전락하고 노조 간부들은 당과 국가의 관료가 되고 말았다그러므로 중국 노조들의 퇴화와 당의 부속 기구화가 리리싼만의 책임이라고 볼 수는 없다.

 

리리싼에 대한 평가

리리싼은 문화대혁명의 격류에 휘말렸다. 1967년 그는 박해를 견디다 못해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하였다. 1980년 공산당은 리리싼의 누명을 벗기고 명예를 회복하는 조치를 취했다중국의 공식기록은 리리싼의 일생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리리싼은 당내 저명한 노동운동의 영수이다그는 직접 참가하고 조직한 영도자이다그는 기층에 깊이 들어가 안산(鞍山강철공장안위안 탄광 등 대규모 사업장에서 활동하였다신중국 성립 후 노동자계급의 열렬한 노동경쟁을 불러일으켜 항미원조전쟁(6.25전쟁을 중국에서 일컫는 말)을 지원하였고 국민경제의 회복과 발전을 촉진하였다리리싼 동지가 관철한 당의 노동운동 방침은 신중국 공회 사업의 발전을 추동하였으며 기초를 놓았다.”

이철의


탈성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

 



[환경]


탈성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

 

탈성장이란

지난 몇 년 사이 이른바 탈성장’ 담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탈성장이란 그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성장지상주의에서 벗어나자는 주장이다기후위기 문제가 전면화된 지금탈성장론은 꽤 급진적인 이념으로 취급되곤 한다왜냐하면 이는 성장 없는 자본주의를 만들자는 주장이기 때문이다여기서 성장이란 국내총생산(GDP)의 성장을 말하는 데이는 곧 자본주의적 성장을 의미한다인간의 필요가 아니라 자본의 막대한 이익을 위해 상품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경제 구조의 끊임없는’ 팽창을 말하는 것이다자본주의가 끊임없이 성장을 목표로 하는 반면지구의 자연은 물리적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작금의 기후 위기가 발생하였고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성장을 억제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탈성장론이다.

탈성장론은 기후위기의 원인이 자본주의에 있음을 인정한다. ‘탈성장이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프랑스의 정체 생태학자 앙드레 고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구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물질 생산에 있어서 무성장나아가 탈성장이 필요조건이다그렇다면 지구의 균형은 자본주의 시스템과 양립할 수 있는가?” 사실 지구의 균형은 자본주의 시스템과 양립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의식은 꽤나 중요하다이는 자본주의가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무제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견해보다 진일보한 것이기도 하다작금의 기후위기는 자본의 탐욕과 성장지상주의가 원인임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사회주의 진영의 입장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탈성장론이 갖는 한계 또한 바로 여기서 나온다탈성장론은 자본주의로부터 성장이라는 목표를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여기서 성장이란 물론 이윤 중심의 생산을 멈추자는 의미이다그런 데 이는 자본주의의 존재 근거를 침해한다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자본주의는 존재 근거를 부정하는 것이므로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자본이 자기 존재 근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무제한적인 생산과 탐욕을 이어가면서 지구와 함께 종말을 맞이해야 한다.

 

성장지상주의의 문제인가?

탈성장론에 의하면우리는 대상(자본주의)에 대한 관점(성장지상주의에서 벗어나기)을 달리하면 대상의 성격(기후위기를 일으키는 무제한적 생산)마저 바꾸어 낼 수 있다이는 당연히 불가능한 발상이고몽상이다이처럼 탈 유물론에 기초한 탈성장 논의는 성장주의의 물질적 토대라는 문제를 간과하여 성장주의의 원인을 찾는 정치경제학적 분석을 부차적인 요인으로 보는데, “그 결과 탈성장 논의는 경제 중심주의성장 중독주의의 증상을 여러 측면에서 폭로하지만그 이상의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김민정()성장 논의에 관한 마르크스주의적 비판진보평론》 80진보평론, 2021)

지금과 같은 무한한 성장에 대한 신뢰는 산업혁명 시기를 거치면서 비로소 나타났다기계제 대공업의 발달과 과학기술 혁명의 결과이전 사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단시간 내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이 주재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던 자연(세계)은 인간에 의해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대상임을 확인하게 되었다자본주의 이전 시대에 상상할 수 없었던 놀라운 성과들이 터져 나오면서 무한한 성장이라는 신화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자본주의에서 성장지상주의만 제거하겠다는 주장은 공상적으로 들린다초기의 성장 신화는 자본주의적 토대 위에서 나타났고현재는 자본주의를 유지 존속시키는 데 기여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다왜 그런가 하면자본주의는 이윤의 무제한적 축적즉 끊임없는 확대재생산을 통해 유지되기 때문이다자본주의는 상품이 단순히 돌고 도는 구조가 아니다상품을 판매하여 이윤을 얻으면자본가들은 더 큰 이윤을 얻기 위해 생산수단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같은 시간에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려 한다여기에 마찬가지로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다른 자본과의 경쟁도 동반된다이처럼 이윤에 대한 무한한 추구와 극심한 경쟁이라는 조건은 성장지상주의를 만들어 내는 토대이고이것이 자본주의의 핵심 동력이다.

 

국가권력에 맞서지 않고 탈성장할 수 있는가?

한편으로 탈성장론은 자본주의 체제를 바꾸려는 제법 급진적인 시도로 보이지만그 수단으로서 국가권력을 장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그들의 탈성장을 위한 실천과제로 내놓은 것들(생산의 축소/복지제도 확대/화폐와 신용제도의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 시키는 물질적 힘’, 즉 국가권력과의 투쟁이 반드시 필요하다. ‘복지제도의 확대와 같이 자본주의 존립 근거를 훼손하지 않는 몇몇 개량적 요구의 경우강력하고 조직된 노동계급이 존재한다면 국가를 상대로 쟁취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하지만 탈성장은 복지 확대 요구와는 결이 다른 문제이다자본가들에게 이윤에 대한 탐욕, ‘축적을 위한 축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이는 이윤에 혈안이 된 자본가들로서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요구이다.

그럼에도 탈성장론자들에 따르면 탈성장 사회로 가기 위한 정치는 국가 전복이나 자본의 파괴를 요구하지 않는왜냐하면 성장 물신주의에 따라 유지되는 이데올로기와 사회구조를 근저에서부터 거부”(김민정위의 논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하지만 이는 실현 불가능한 발상이다탈성장이 기후위기 문제를 정치화하는 시도의 일환이라면마땅히 정치권력의 획득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하지만 탈성장론은 그러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국가는 지배계급의 지배를 실현하는 폭력기구이다. ‘주권재민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재벌 총수에게는 가벼운 처벌을 내리는 반면파업 노동자에게는 수백억 규모의 손배가압류를 명령한다노동자들의 요구에 비해 대폭 후퇴된 채로 제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그마저도 정부의 시행령 개악 시도로 무력화할 위기에 처했다많은 희생자를 낸 이태원 참사에서도정부는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를 외치는 노동자들의 시위를 막기 위해 엄청난 양의 경찰력을 투입하지만참사 몇 시간 전부터 도움을 요청하던 이태원의 시민들을 위해서는 노동자 집회에 훨씬 못 미치는 극소수의 인원만 보냈다이러한 모습에서 국가는 본질적으로 극소수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탈성장 측에서 국가권력을 쟁취하는 문제는 회피하면서도국가의 공적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가와 자본은 구조적 상호의존 관계’”이며 “()국가의 자율성은 국내의 자본축적 요구를 어떻게 수행할지에 관한 제한적 자유을 허용할 뿐이다.(김민정위의 논문)

 

결론

자본주의가 기후위기를 만들어 낸 주범임을자본주의와 환경은 서로 보폭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한들이러한 탈성장론의 관점은 좋게 말해서 선의이지만당면한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는 공리공담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기후위기는 자본주의 하에서 필연이며이러한 자본주의 체제는 자본가계급의 국가권력에 의해 폭력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 필자주 이 글은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와 현장과 광장이 공동주최한 2022 기획 강좌 기후 위기가 아니라 재앙이다에 발표한 글을 축약한 것입니다.

박한솔




현재자동차 경산 남부대리점, 노조파괴를 위한 기획폐업 중단!

 


[노동]


현재자동차 경산 남부대리점노조파괴를 위한 기획폐업 중단!

― 대리점 위장폐업을 당한 김경희 동지에게 듣는다


자동차 판매연대 연대는 2015년 8월에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정규직과 똑같은 업무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지만, 1997년 IMF 시점 정규직(지점)/비정규직(대리점)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월급제(정규직수수료제(비정규직)로 나누어서 졌다.

판매연대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조합원 있는 대리점은 8개가 폐업되고 130명의 조합원이 대량 해고가 됐어요그 후, 2019년도 노동법상 노동자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지만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론 현재 인정이 안 되는 상태이다.

2019년에 노동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은 특수고용노동자입니다해고자 김경희는 노조 가입했다고 출근길에 해고된 후 6년의 세월을 보냈다부당노동행위로 원직복직의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지만대리점은 10월 31일 자로 폐업이 되었다고소 고발 130건으로 현재는 20건의 재판을 하고 있는 상태다.

판매연대는 현대 원청의 탄압은 조합원은 고용승계도 되지 않고 조합원이 있는 대리점주들은 원청과의 재계약이 노조 탈퇴 조건이 돼야 재계약이 되는 상황이고 판매연대는 노조법 2조 3조 개정이 너무나 절박하고 간절한 상황입니다국회 앞에서도 천막농성 241일 차로 노조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해고자 김경희의 대리점은 10월 31일 자로 폐업이 되었지만아직도 하나도 변하거나 달라지거나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그러나 투쟁 현장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비참한 현실에서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게 초라하고 비참하지만 그렇다고 삶을 포기하는 것은 너무나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매 순간순간 기억하면서 살아갈 것이다앞으로 더 힘들고 외로워서 정말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도 더 살아남을 것이다더는 물러나지도 겁먹지도 도망치지도 않을 것이다그리고 반드시 판매연대가 승리하는 투쟁을 스스로 만들어 꼭 쟁취할 것이다.

대리점주는 1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보호관찰 1부노교육 20시간사회봉사 320시간을 받았다. 2심에서는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사회봉사 120시간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경희는 원직복직 판결을 받았지만복직이 안 되고 폐업이 되어 투쟁 마무리 집회를 하였다몸을 추스른 후 판매연대의 중심점이 되어 더 많은 활동을 할 것이다.





 

[국제] 미국의 對중동 정책 위기에 봉착하다

 전원배 

전쟁은 그 자신의 문법은 가지고 있으나 스스로 논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칼 폰 클라우제비츠[전쟁론]에서

지난 10월 1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는 전격적으로 이스라엘을 공습하였다하마스는 국경 급습에 앞서 140~150대의 드론을 동시에 띄워 최소 3곳의 통신탑은 물론 적 침투 시 자동사격이 되는 무인 기관총 포탑까지 폭격해 무력화시켰다드론을 활용한 엄청난 침공 위력은 순식간에 이스라엘 감시시스템을 마비시켰다그 이후 우리가 알다시피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상호보복전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병원 공습은 인류를 충격에 빠트렸다.

우리 언론은 이스라엘과 미국 등 서방 언론의 친이스라엘 보도를 받아쓰면서 이 전쟁의 본질을 감추기 바쁘다하마스의 도발적 공격으로 이스라엘 민간인군인들이 다수 사망하고 포로로 나포되었기에 이스라엘의 무차별 보복전은 절대적 정당성을 갖고 있다는 논지가 그들의 주장이다.

1500년 전 로마제국에 패해 난민(디아스포라)이 되어 전 세계 흩어져 살던 유대인이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영국의 전폭적 지원 아래 이스라엘 국가가 수립되었다이스라엘 건국이 불법 그 자체이며 국제법상 그 어떠한 근거가 없는 당대 최고의 제국주의 국가인 미국·영국의 중동지역 장악을 위한 포석이었을 뿐이었다미영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 건국을 통해서 중동지역 국가들을 전쟁 상황의 아비규환으로 밀어 넣었을 수 있었고 중동의 막대한 석유 이권을 손에 쥐고 제국의 몰락을 막아왔다.

이번 하마스 이스라엘의 극한적 전쟁 상황은 이러한 미국의 대중동 정책을 이해해야만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미국은 특히 2008년 월스트리트발 금융공황 이후 눈에 띄게 세계 지배 헤게모니가 약화 되어왔다미국이 헤게모니 약화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패권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살펴보고 이러한 시스템이 장기 지속 가능한지 검토해 보자.

현재 미국 위기를 버텨주는 달러 환류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이 중 하나만 작동을 멈추어도 극심한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하나는 중국일본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시장에서 공산품을 대량으로 수출하여 엄청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그것으로 벌어들인 달러를 가지고 미국의 국채 등 금융자산을 구매함으로써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측면이다.

다른 하나는 중동의 사우디쿠웨이트 등 친서방 산유국이 엄청나게 벌어들인 오일달러를 동아시아와 마찬가지로(단지 차이라면 독재 왕정을 미국이 보호해 주는 대가의 측면에서미국의 국채 등 금융자산을 구매하는 구조가 미국의 엄청난 부실상태를 버티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71년 달러-금본위제가 붕괴하여 급속하게 하락하던 달러의 가치는 석유무역의 모든 결제를 달러로만 할 수 있도록 미국이 정치·군사력으로 강제하면서 숨을 헐떡거리던 아메리카 제국은 온 지구촌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면서 그나마 버티고 있다.)

 

 

[10월 국제 뉴스 브리핑] 공산당, 노동자당,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규탄 외

 [10월 국제 뉴스 브리핑]


공산당노동자당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규탄 외

 

1. 공산당 · 노동자당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 규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야수적인 학살 만행에 대해 세계 각지의 공산당들과 노동자당들은 지난 7일 이래로 성명서들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해방투쟁은 이스라엘이 1948년에 자행한 인종청소인 나크바’ 이래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튀르키예와 아일랜드스웨덴멕시코그리스인도칠레이라크의 공산당들과 노동자당들은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저항을 테러리즘으로 폄훼하며제노사이드를 은폐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와 제국주의 국가들의 수작을 준엄하게 규탄했다.

공산당들과 노동자당들은 또한 팔레스타인 민중들이 이스라엘의 파쇼적 만행에 대항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서 무장저항을 선택했고존엄높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투쟁을 치르고 있다고 논설하며 연대와 지지를 호소하였다. 


2. 그리스 공산당올해 지선에서 전국 지지율 10% 돌파

그리스 공산당은 지난 15(현지시각)에 열린 지방선거 2라운드에서 6명의 시장을 배출했으며전국적으로 평균 10%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했다이는 2019년의 6.86%보다 3.12% 높은 수치이다.

2023년 그리스 총선에서 공산당은 13개 주와 262개 지자체에 선거연대체인 인민궐기의 명의로 후보자들을 출마시켰다공산당은 그리스 제3의 도시인 파트라스와 이카리아섬에서 1라운드와 2라운드를 석권했으며카이사리아니와 페트로폴리카이다리티르나보스 지역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2라운드에서 당선자들을 배출했다아테네 주에서는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산당 후보들이 지난 8(현지시각)에 열린 1라운드 선거에서 14%의 지지율을 산출했다.

이 모든 성과는 현임 신민주당(ND) 정부에 대한 민중들의 불만을 여실하게 반영한다신민주당은 이번 지선에서 인구 밀집 지역인 중부 마케도니아와 아테네 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테살로니키와 같은 주요 도시들에서 타 정당의 후보들에게 의석을 내주어야 했다기성 사민주의 정당들인 범그리스 사회주의 연합(PASOK)과 시리자(SYRIZA) 역시 일부 지역들에서 신민주당 후보들에게 압승을 거두었지만전체적으로 이렇다 할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그에 반해공산당은 지난 7월 총선 이래로 지지층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으며기성 정당에서 이탈한 인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디미트리스 쿠춤바스 공산당 총서기는 지난 8(현지시각인터뷰에서 이번 지선 결과에 대해 계급적 역관계가 노동자계급과 민중들에게 여전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유의미한 결과를 냈다고 평가하며한편으로는 신민주당 정부의 폭압적 조치에 맞설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한 방편으로그는 민중들의 일상적 투쟁을 대표하는 조직들을 강화하고노동자들과 민중들의 전투성과 응집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선거만이 대중의 지지도를 측정하는 지표는 아닐 것이다. 2024년 6월에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되어 있고총선과 지선은 2027년까지 앞으로 4년을 기다려야 한다그 기간 동안 공산당이 대중적 기반을 보다 확대 · 강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 공산당-노동자당 국제회의 제23차 대회 행동계획 만장일치로 채택

공산당-노동자당 국제회의 제23차 대회는 20일부터 22(현지시각)까지 튀르키예 이즈미르에서 개최됐다대회는 국제주의적 연대의 뜨거운 열기를 바탕으로 진행됐으며튀르키예 공산당의 초청으로 총 68개의 정당이 참여했다.

세계 각국의 공산당들과 노동자당들은 이번 대회에서 제국주의 전쟁 반대와 노동절과 반파쇼 승전을 기념하기 위한 국제적 행사 조직미국의 대(쿠바 제재 반대팔레스타인 민중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적 만행 종식키프로스의 완전한 통일미국과 나토 및 그 주구들에게 대항하는 시리아 민중들의 투쟁에 대하여 견해의 일치를 표명하였다.

대회는 차기 공산당-노동자당 국제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각국 정당과 사회단체들의 국제적 결속을 강화할 것에 대한 결의를 표명하며 지난 22(현지시각)에 마무리됐다.



김의진


[문화] 나는 사장님이 아니로소이다

  박현욱   ( 노동예술단 선언 ) 어제도 들었다 . “ 사장님 ,  이 제품 한번 써보세요 ”  마음속 깊은 곳에서  “ 저 사장 아닌데요 .  초면에 왜 그런 험한 말씀을 하시죠 ?” 라는 말이 올라와 목구멍을 간지럽히지만 ,  그저 웃으며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