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4일 일요일

[노동자교양예술] 팔레스타인 평화운동의 첫걸음, 이스라엘을 '나치'라고 부르기

  

한아석


이스라엘 나치들이 
10월부터 80일간 가자에서 인종청소로 죽인 아동과 여성 숫자는 2년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죽은 아동과 여성 사망자 수보다 4배가 많다팔레스타인 사망자 2만 명의 70%가 어린이와 여성이다이것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아니라 이스라엘에 의한 인종청소이다이스라엘의 목표는 하마스 섬멸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인종청소이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아이들을 정조준해서 사격하고 이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지금은 유대인 중 자신들의 나치 행위를 인정하는 이들이 없다군인으로 학살을 나가면 아이들을 정조준해 쏘거나시민이면 가자에 떨어지는 폭탄을 보면 맥주를 마시는 피크닉을 하는 나치 악마들이 자신을 자랑스러워한다.

팔레스타인을 식민지로 만든 후 남녀 모두 징병제로 '건국이후 거의 전 국민이 80년간 인종청소에 참가하면서 이렇게 된 것이다아이들이 죄 없이 죽어가고 있다지금 팔레스타인의 부모들은 아이의 팔다리에 이름을 새겨 넣고 있다아이가 죽을 때 아이를 찾기 위해서이다팔레스타인 시인이 쓴 시가 생각이 났다. 

가자의 고약한 아이들아너희들은 언제나 내 창문 밑에서 고함소리로 나를 괴롭혔지매일 아침 나를 정신 없게 만들었지내 발코니에서 꽃병을 깨고 하나밖에 없는 내 꽃을 훔쳐 갔지돌아와라원하는 만큼 고함치고 내 모든 꽃병을 깨뜨리고 모든 꽃을 다 훔쳐 가라돌아와라그저 돌아오기만 해다오. - 깔래도 주마가자에서 온 시인 - (에드워드 사이드팔레스타인론(2014)에서 재인용)

이스라엘 나치들은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난민이 되어서 가자 남부로 가든지 이집트로 가든지 어딘가로 가라고 한다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미 난민이고 더 이상 갈 곳이 없다팔레스타인 2021년 인구가 492팔레스타인 난민 숫자는 600만 명이다. 1948년 이스라엘이 국가를 발명하면서 나크바(아랍어로 '대재앙'. 이스라엘이 발명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인종청소로 쫓아낸 것을 이렇게 부른다)를 했다그때 난민 72만 명이 나온 후 계속 늘어나 도달한 숫자다팔레스타인 가자와 서안에 산다는 것은 난민으로 산다는 것이다. 1947년 이후의 변화된 지도를 보라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당해서 난민으로 살고 있는 곳이 가자이고 서안이다.


이스라엘 집권 여당은 지난 10일 미 국무부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실상의 학살을 주문했다국방장관은 가자지구에 백린탄을 쏘며 자기들은 사람처럼 생긴 동물(human animals)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같은 말을 독일 나치는 유대인들에게 했다나치는 유대인을 인간말종(untermensch, sub-human)이라 부르며 개돼지 취급을 했다. SNS에서는 이스라엘을 나치라 부르는 반시오니즘 운동의 이미지들이 돌고 있다. (작가들이 익명으로 작품을 올리는 이유는 반유대주의자로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스라엘 나치들이 인종청소를 하는 지금팔레스타인 문제를 고민하기 위해서 주디스 버틀러 등을 읽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주디스 버틀러 등 유대계 지식인들은 유대인들에게는 '이웃과 공존한다는유대성이 있으니앞으로 평화롭게 지내면 될 거라고 한다. '나치에게 유대인들에게 평화롭게 지내라고 하면 나치가 들을 것이다.'라고 인종청소를 당하는 유대인에게 말해 주면어느 유대인이 믿겠는가지금 주디스 버틀러 등 유대계 지식인들 하는 말들이 다 이 맥락이다.

박노자가 하는 것처럼 스탈린이 유대인을 박해해서 유대인들이 이를 피해서 이스라엘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역사 왜곡에 속아서도 안 된다홀로코스트를 행한 나치를 패배시킨 스탈린 당시 소련은유대인을 이드(yid)라 업신여기는 말(negro, 깜디등과 같은 비속어)로 부르면 1년간 감옥에 보내었고스탈린은 유대인을 인종 차별하면 사형까지 시키겠다고 했다. (출처:Joseph Stalin. Works, Vol. 13, July 1930 – January 1934, Moscow: Foreign Languages Publishing House, 1955, p. 30)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스탈린을 어떻게 평가하더라도 이스라엘 나치의 인종청소는 스탈린과 아무 상관 없다홀로코스트를 당하던 유대인들에게는 스탈린과 소련은 (이스라엘이 이스라엘 발명의 근거로 두는 구약의 이사야서에 나오는바벨론의 포로로 있던 이스라엘인들을 해방시킨 키루스 2세와 아케메네스 왕조이다.

이스라엘은 스탈린과 소련의 박해에 쫓겨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인종청소해서 식민지로 만든 뒤 '발명'된 국가이다박노자는 소련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이스라엘에 점령당한 팔레스타인으로서는 결코 상상도 할 수도 없는 일이다같은 유대계 지식인들의 사회 일반의 반공 의식에 기대여 이스라엘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역사 왜곡에 속아 넘어가지 말고 이스라엘을 나치라고 부르자.

이스라엘에서 거의 온 국민이 인종청소에 참가하고 있지만 양심적인 극소수의 유대인은 있다홀로코스트 생존자 하조 메이어는 이스라엘의 인종청소를 나치 범죄라고 불렀다이스라엘을 (이스라엘만큼 인종청소를 지독하게 했던나치라고 부르는 게 팔레스타인 평화운동의 출발이다홀로코스트 생존자 가보라 마테는 "하마스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악의 욕을 해보아라. 1,000번쯤 더 하더라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탄압하고 살해하고 약탈한 것에는 여전히 미칠 수가 없다."고 하였다이와는 다르게 하마스 때문에 10월 이스라엘의 인종청소가 있는 양 하마스를 비난하지 않는다우리가 들어야 할 것은 이스라엘을 이해해달라는 박노자와 주디스 버틀러의 목소리가 아니라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하조 메이어와 가보라 마테가 이스라엘을 나치 범죄자라고 고발하는 목소리이다.

인류는 이스라엘 나치의 인종청소를 어떻게 그만두게 할 것인가남아프리카 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 지배를 종식한 것은 백인 인종주의자들을 겨냥하고남아프리카의 경제에 타격을 주는 전 세계적인 연대와 투쟁이었다백인 인종주의자와 흑인들 간의 평화를 염원하는 말장난들이 아니었다예멘은 홍해를 봉쇄하여 이스라엘 자본의 이윤에 타격을 주어 이스라엘 나치가 인종청소를 그만두는 데 기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평화운동의 출발은 이스라엘을 나치라 부르는 데서 시작하고그 방법은 이스라엘 자본에 타격을 주는 경제 제재뿐이다한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BDS(Boycott(불매 등 불참)·Divestment(투자중단)·Sanctions(제재)가 진행이 되어야 한다한국은 이스라엘의 무장을 돕고 있다. 2014~2022한국은 이스라엘에 약 4,390만 달러(약 570억 원)의 무기(탄약포탄 등)를 매년 수출해 왔다지금 한국에서는 이스라엘과의 무기 수출 중단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중국혁명가 열전] "피를 흘리지 않으면 혁명을 이룰 수 없다.“ ― 신해혁명의 여걸 치우진 (秋瑾)

신해혁명의 여걸 치우진 (秋瑾

이철의

중국의 혁명가. 1875년 저장성 샤오싱(소흥)에서 태어났다호가 간후(湖鉴여협으로 간후는 저장성에 있는 유명한 호수이다여협이라고 붙인 호를 보면 그의 기개와 결기를 느낄 수 있다치우진은 여성해방 운동과 신해혁명에 크게 기여하였다샤오싱은 중국의 문호 루신과 저명한 혁명가 저우언라이가 태어난 곳이다치우진은 그들보다 한세대 위의 사람으로 32세의 나이로 혁명에 목숨을 바쳤다치우진은 신해혁명 때 저장성과 안후이성에서 봉기를 일으켰다그러나 기의중국에서는 의미 있는 폭동이나 봉기를 기의로 칭한다.는 실패하였고 그는 잡힌 지 일주일 만에 청군에게 목을 잘렸다죽으면서도 의연하고 당당했으며 담담한 태도로 유언을 남겨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고장에 이런 선열이 있다는 사실은 지역 사람들특히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치우진의 어릴 때 이름은 구이진(閨瑾)으로 규방의 아름다운 옥()”이라는 뜻이다그는 일본에 유학한 뒤 이름을 진()으로 바꾸고 호를 간후여협으로 지었다그의 아버지는 후난성 샹샹(湘鄕)의 소금 전매국을 책임지는 관리였다사대부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집에서 한학과 시사를 배웠다하지만 천성이 강인하고 의기가 강하여 15세 때부터 이종 오빠에게 기마술과 창칼 쓰는 법을 익혔다.

1896년 광서제 치하의 관리 왕팅쥔과 결혼하였다치우진은 남편을 따라 베이징에 살면서 일남 일녀를 낳았다당시는 청조말이어서 제국주의가 중국을 침탈하던 시기였다제국주의 8개국이 베이징을 침탈하는 등 중국을 유린하자 치우진은 남편의 반대를 뿌리치고 일본에 유학한다.

일본에서 그는 집회에 참석하여 여권신장과 구국혁명의 길을 연설하였다그는 '중국 여성신문'을 창간하여 여성들이 봉건시대의 족쇄를 벗고 자주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역설하였다그는 루쉰타오청장황싱등 혁명 인사들과 교류하는 한편 공애회(共愛會)를 조직하여 여성해방운동에 참가하였고 백화보(白話報)를 창간하며 반청운동에 뛰어들었다반청운동단체인 천지회에 참여하여 군사(軍師)칭호를 받기도 하였다쑨원이 주도하던 동맹회에 가입한 그는 반청나라 혁명 운동의 중요 인물이 되었다.

1907년 치우진은 모친상으로 귀국하였다그는 동지들과 샤오싱항저우 등에서 광복군을 결성하고 격문을 기초하는 등 봉기를 준비하였다청 왕조를 뒤엎은 신해혁명이 1911년이므로 그들의 혁명 시도는 4년 앞선 것이었다처음 하는 봉기는 준비 부족과 경험의 미비로 실패하기 쉽다그와 동지들은 청군을 항저우로 유인한 뒤 인근 도시 샤오싱에서 봉기를 일으켰다.

샤오싱에서 항저우 습격에 실패한 봉기군은 장시성과 안후이성으로 이동하여 다음 봉기를 준비했다그들은 1907년 7월 6일 봉기하려고 하다 사세가 여의치 않자 19일로 연기했다안후이성 안칭에서 봉기를 준비하던 동지들은 기밀누설로 실패하고 말았다소식을 들은 치우진에게 주위에서 샤오싱을 떠나 피하라고 권하였으나 그는 피를 흘리지 않으면 혁명에 성공할 수 없다.”며 감연히 거절하였다모인 이들이 흩어진 뒤에도 치우진은 거점이던 다통학당(大通學堂)에 남았다. 7월 13일 청군이 학당을 포위하고 치우진을 체포하였다그는 청군의 문초에 일체 불응하며 가을 비바람이 사람을 시름하게 하는구나(秋風秋雨愁煞人)”라는 글을 남겼다.

일주일 뒤 치우진은 샤오싱에서 참형을 당했다그가 죽은 뒤 사람들은 루쉰저우언라이와 함께 샤오싱 3걸이라 일컬었다쑨원은 치우진을 "여협은 가장 훌륭한 동지"로 부르고 "그의 의로운 죽음은 늘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고 추앙하였다저우언라이도 "간후 여협은 '삼종지도'라는 여성의 봉건적 굴레를 앞장서 깨뜨린 여성해방운동의 선구자"라고 추모했다.

나는 영화를 보고 치우진을 처음 알았다그는 선량하고 성실한 남편의 호소를 늘 뿌리친다형장으로 죽으러 갈 때 남편은 두 아이를 데려와 살길을 찾으라고 눈물로 호소하였다그때 치우진이 남편과 아이를 대하는 모습은 중국인들의 역사적 영웅 문천상이나 악비의 모습과 닮아 있다남편에게는 "아이들을 잘 키워 주세요." 하고 부탁하는 한편 아이들에게는 "내가 가야할 길이다너희들은 어미의 죽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고 위로한다치우진은 선이 굵고 결기에 가득한 혁명가이다이런 대범함과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는 의기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수만마디 말보다 삶과 의연한 행동을 통해 웅변한 그의 태도는 늘 나의 소심함과 쩨쩨함을 돌아보게 한다.


[기획1] 고용불안, 그 주범은 이주노동자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다

 

오세중

건설노조 일부 지부에서 건설현장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출입을 막거나 단속을 촉구하는 집회심지어 정부기관의 단속에 협조하는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최근 고용 불안이 심해지면서 이런 사례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건설노조는 사용자들에게 소속 조합원을 채용하라고 요구해 왔다이를 위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용자를 관할 노동청에 신고하거나 조합원들이 직접 공사 현장 출입구를 막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신분증을 검사하고 출입을 막기도 하였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반대는 2016년부터 표면화되었다. 2016년 11월 건설노조 전북본부는 출입국관리소에 공문을 보내 이주노동자 단속을 요청했고경찰에도 협조를 요청했다이러한 문제에 대해 민주노총 전북본부 차원에서 간담회를 진행하여 건설노조에서 사과하고 재방 방지를 위한 대책이 논의 되었다민주노총에서도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거듭나기 위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이 발표했다.

그러나 2017년 1월에는 건설노조 경기남부타워크레인지부에서 불법외국인 체류자 근절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을 진행하고미등록이주노동자 출입을 저지하는 활동을 하였다. 2023년 1월에는 건설노조 광주전남지부에서 조합원 1,000여 명이 참석하여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외국인 불법고용 퇴출 건설노동자결의대회를 진행했다. 6월에는 강원건설지부에서는 이주노동자 숙소를 단속하는 추노 활동이 벌어지기도 하였다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는 2022년부터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불법고용 이주노동자 단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했다. 2023년 12월 27일에는 조합원 2,000여 명이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촉구하는 불법고용 이주노동자 단속촉구출입국관리사무소 규탄지역민 일자리 사수 건설노동자 총파업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러한 건설노조의 행동에 대해 영남권 이주 단위에서는 긴급회의를 소집하였다영남지역의 7개 이주노동·인권 단체가 해당 집회를 규탄하고민주노총과 건설노조에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월 10일 기준으로 1,000여 곳 이상의 단체와 개인이 동참했다고 한다.

건설업에서 고용불안과 저임금의 주범은 다단계 하도급을 확산한 사용자들과 이를 용인한 정부이다정부도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때로는 강하게때로는 약하게 단속하는 방식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체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이용한다건설근로자공제회 자료에 의하면건설 노동자 180만 명 중 이주노동자가 32만 명이 넘고그중 11만 명 이상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추정된다이미 이주노동자는 건설 노동자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비록 일부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이주노동자 단속에 동조하더라도 결국 자본과 정권에 이용만 당할 뿐이다.

당장의 일자리를 위해 이주노동자 단속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이 있을 수 있다단순한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충돌은 노-노 갈등처럼 보인다이러한 상황에서는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즉 누구의 주장이 전체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보는지자본가계급에 맞선 전체 노동자의 투쟁을 조직하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당장의 자기 일자리를 위해서 다른 노동자를 탄압하는 것은 자본가들의 분열 정책의 결과이다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로 나누고원청-하청 노동자로 나누고남성-여성 노동자로 나누는 등 끊임없이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막기 위해 갈라치는 것이 바로 자본의 분할통제 정책이다그렇기에 건설노조가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함께 투쟁하지는 못할지언정 이주노동자를 탄압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노동조합은 노동자 권력과 자본주의 체제 전환을 위한 조직이 아닌, ‘자본과의 협상을 통해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그런데 전체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투쟁하는 민주노조라는 이름으로 노동조합의 집행부가 당장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조합원 다수의 요구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기가 쉬운가당연히 그러한 집행부는 조합원 다수의 심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고용을 둘러싼 경쟁에만 노동운동을 한정하는 한 이러한 사태는 막을 수 없다문제는 생산수단을 독점적·배타적으로 소유하고 오직 이윤을 위해서만 생산하는 자본주의 생산관계·소유관계·생산양식 자체가 근본 원인이다자본주의 체제 전환을 위한 노동운동을 더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그럴 때만이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는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아니라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동지가 될 수 있다.



 

[국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인 전체를 살해하거나 내쫓으려는 인종 청소이자 제노사이드

 

최재훈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격적인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의 살인적인 가자 침공이 어느덧 석 달이 지났다가자 지구의 전체 230만 명 주민 가운데 80퍼센트 이상은 이제 런던의 히드로 공항 넓이에 해당하는 좁은 땅에 내몰려 기본적인 생필품도 없이 하루하루 삶과 죽음을 오가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중도좌파 일간지 하레츠가 팔레스타인 보건부 통계를 인용해 매일 보도하는 가자 지구 사망자 수는 이미 21,800명을 넘어섰다그리고 스위스에 본부를 둔 유럽-지중해 인권 모니터라는 단체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사망자 가운데 92퍼센트는 여성과 아이들을 대거 포함한 민간인이라고 한다즉 이스라엘 정부가 공격 목표라 공언해 온 하마스와 여타 무장 조직원들의 희생은 현재까지 전체 사망자의 8퍼센트에 불과한 것이다.

거기에다 또 다른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인 서안 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도 현재까지 300명에 가까운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한 것까지 고려하면이스라엘이 현재 자행하는 행위는 단순히 하마스만을 상대로 한 전쟁이 아니라 사실상 팔레스타인 주민 전체를 살해하거나 내쫓으려는 인종청소이자 제노사이드(특정 인종민족종교 등의 집단을 고의로 말살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익히 알다시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통치하기 시작한 이래로 대규모 공습과 지상군 투입을 감행한 것만 해도 2008~9, 2012, 2014, 2021년 이렇게 네 차례에 달한다그러나 지금껏 이렇게까지 집단 학살의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적은 없었다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혹자는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으로 이스라엘 건국 이래 역사상 가장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으니그에 상응하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하지만 그러한 시각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으로 사태를 바라보는 근시안적인 태도일 뿐 훨씬 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즉 이스라엘 정치의 현 이념 구도와 정치·경제적인 변화를 읽어내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먼저 이념 구도의 변화를 들여다보면과거 2014년 유대가정당 소속 이스라엘 국회의원이던 아예렛 샤케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팔레스타인인 전체가 적 전투원이다여기에는 꽃과 키스를 보내며 순교자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그들의 어머니들도 포함된다뱀 새끼를 키워내는 그들도 그 집과 함께 모두 사라져야 한다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해당 게시물은 수천 명이 공유했고, ‘좋아요를 눌렀다뒤이어 이스라엘 국회 부의장인 모셰 파이글린은 가자 주민들은 모두 멀지 않은 이집트의 시나이반도로 옮겨가면 된다이스라엘의 인도주의적 수고는 거기까지가 한계일 것이라는 발언으로 국제사회에 파장을 낳았다그리고 3년 뒤인 2017이스라엘의 극우 유대민족주의 정치인 베잘렐 스모트리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남은 영토를 모두 차지하고그 안에 살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인에게 예속된 삶을 택하거나 인근 국가로 각자 알아서 떠나던지아니면 모두 살해당하는 쪽을 택하라는 이른바 결정적인 계획(Decisive Plan)'을 내놓았다.

당시만 해도 이스라엘 사회와 정치 모두에서 주변부에 속하던 이런 관점을 지닌 이들은 2022년 11월 총선을 계기로 이스라엘 집권 연정 내에서도 주류의 위치에 우뚝 올라섰다특히 현 재무장관인 스모트리치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더불어 네타냐후 총리보다 더 강력한 권력의 실세라는 평가 속에 가자 학살을 주도하고 있다.

다음으로 정치·경제적인 구조로 넘어가이스라엘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통적인 농업과 공업 국가였다자본가들은 농장과 공장에서 많은 저임금 노동력이 필요했고그 자리를 팔레스타인 서안과 가자의 노동자들로 채워야 했다그러나 1990년을 기점으로 이스라엘 경제가 글로벌 자본주의 시장에 급속도로 편입되면서 크게 두 가지 변화가 나타났다.

하나는 농공업 중심의 경제가 컴퓨터와 정보통신 등 최첨단 기술 산업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특히 2001년 9.11 사건을 기점으로 대테러 군사 장비와 보안정보 사찰 산업이 세계적으로 규모를 키워가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해당 분야에 있어 가장 뛰어난 기술을 구축한 나라로 손꼽히게 되었다.

두 번째 변화는 1990년대 초반 소련이 해체되면서 연방 소속이던 공화국에서 100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 이민을 받아들인 것이다거기에다 2000년대 접어들어서는 중국태국네팔 등지에서 30만 명이 넘는 저임금 노동력을 불러들여 농장과 공장에 투입했다이번에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들 가운데 태국과 중국 노동자들이 여럿 포함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이 두 가지 변화는 과거 값싸고 단순한 노동력을 제공하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제 이스라엘에 더 이상 필요치 않은 잉여 인구가 됐음을 의미했다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학살과 인종청소이다. 


[문화] 나는 사장님이 아니로소이다

  박현욱   ( 노동예술단 선언 ) 어제도 들었다 . “ 사장님 ,  이 제품 한번 써보세요 ”  마음속 깊은 곳에서  “ 저 사장 아닌데요 .  초면에 왜 그런 험한 말씀을 하시죠 ?” 라는 말이 올라와 목구멍을 간지럽히지만 ,  그저 웃으며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