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 토요일

[뉴스해설] GDP(국내총생산)─그 씁쓸함에 대하여


제9호 [뉴스해설]

GDP(국내총생산)그 씁쓸함에 대하여

GDP란 연간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 상품들의 가격을 합친 것을 말한다. 극도로 단순화시켜 보자. 가치와 가격은 일치한다고 하자. 작년에 선반(공작기계)=1억원, 자동차 1=천만원, 쌀 한가마=10만원이 생산되었다고 하자. GDP111십만원이 된다. 올해도 생산량이 같다고 하자. 그런데 철강 가격이 올랐다. 날씨도 나빠서 농사에 더 많은 노동이 투여되었다. 그래서 선반1=11천만원, 자동차 1=11백만원, 쌀 한가마=11만원이 되었다. 그러면 정부는 GDP가 증가했고, “경제가 성장했다고 발표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성장하지 않았고, 정체했다고 보아야 한다. 경제의 성장과 축소를 규정하는 기준은, ()의 증가, 혹은 감소여야 한다. 즉 생산물의 양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사용(소비)하는 것은, 가치(가격)가 아니라, 생산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에서 부는 동일하고, 경제는 정체했다고 보아야 한다.

GDP란 생산되는 사회의 부의 증감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수만, 수십만 가지 상품의 양을 단일하게 수치화할 방법은 없다. 단 두 개의 상품, 즉 자동차 1, 쌀 한 가마도 단일하게 그 양을 표현할 수 없다. 궁여지책으로 그 가격(가치)을 합한 것으로, 대략 그 양을 짐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확하다. 이것이 GDP의 근본적 한계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 불환지폐의 시대이다. 한국은행에서 지폐를 두 배로 찍어,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고 하자. 그러면 위의 예에서 선반=2억원, 자동차=이천만원, =20만원이 된다. GDP로 보면, 엄청나게 경제가 성장한 것이 된다.

정부는, 이른바 고정가격으로, “실질 GDP”를 계산하여, 문제가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올해 생산된 것들도, 작년에 생산된 선반과 같이 1억원(고정가격), 자동차 1대도 1천만원(고정가격), 쌀도 일십만(고정가격)으로 계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무의미하다. 올해 생산된 선반은 개량되어 두 배나 성능이 개선되었다. 자동차도 지난해 모델이 폐기되고, 개량된 종류가 생산되었다. 물량은 동일하지만, 부가 증대한 것이다. 그러나 고정가격으로 계산하면, 부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표현된다. 또한, 전혀 새로 상품이 생산된 경우, 작년 기준의 고정가격은 없다. 현재의 감가한 지폐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실질 GDP”가 의미하는 실질-실제는 새로운 속임수에 불과하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봐 줄 만하다. 사회의 부(사용가치)를 총체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더구나 통일된 하나의 지표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통계를 장악한 정부가 조작하여, 국민을 기만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와 시장에서 우리가 체감하는 물가도 언제나 천양지차이다.

정부는 통계수치를 적당히 주물러 “GDP가 성장했다고 한다. 자본주의가 위기를 극복했다고, 아무런 문제 없이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만성적 공황과 침체, 전반적 위기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을 은폐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폐기하고, 사회주의로 나아가야만, 만성적 경제위기, 전쟁위기, 기후-생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이현숙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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