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 토요일

세계관과 노동운동(3)] 실제에서 출발할 것인가 관념에서 출발할 것인가?



 제8호 [세계관과 노동운동(3)]

실제에서 출발할 것인가 관념에서 출발할 것인가?

이 세계, 우주는 수많은 물질적 존재가 서로 간에 얽혀 있고 상호 연관되어 있는 하나의 전체이다. 하나의 물질이 다른 물질로, 하나의 운동 형태가 다른 운동 형태로 끊임없이 전화하는 것의 연속이 곧 우주의 모습이다. 그리하여 이 세계는 하나다라는 인식이 고대부터 싹터왔다.

여기서 세계의 근본 요소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물음이 제기되었다. 고대인들은 물 혹은 불 혹은 공기, 흙 등이 세계의 근본 요소라고 파악했다. 자연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소박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연, 이 세계가 통일된 전체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통일의 근본 요소는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물음이 제기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물음 앞에서 물질, 존재, 자연이 일차적인가, 아니면 정신, 의식이 일차적인가라는 견해가 갈리게 되었고 이러한 견해의 차이는 수천 년이나 이어져 오게 되었다.

과연 존재가 일차적인가, 아니면 정신, 의식이 일차적인가? 이 세계는 정신을 의미하는 신에 의해 창조되었는가, 아니면 영원히 자연 스스로의 힘과 원인에 의해 존재하여 왔는가? 정신, 의식은 뇌라는 물질의 산물인가, 아니면 물질이 정신의 산물인가?

이러한 철학 상의 근본적인 물음들은 사회에 있어서는 사회적 존재가 그 의식을 규정하는가, 아니면 사회적 의식이 사회적 존재를 규정하는가라는 물음으로 변형되어 제기된다. 노동자라는 존재가 노동자의 의식을 규정하는가, 아니면 사회적으로 획득한 의식이 그 사람의 존재를 규정하는가? 또한 고매한 인품을 가진 자본가의 의식이 그의 자본가적 삶, 자본가적 존재를 규정하는가, 아니면 경쟁의 조건에서 이윤추구를 해야만 하는 자본가적 존재가 자본가의 의식을 규정하는가?

이러한 물음은 실천적으로는 현실, 실제에 자신의 판단과 실천의 출발점을 놓을 것인가, 아니면 개인의 의식, 관념에 그 출발점을 놓을 것인가의 문제로 된다. 그리하여 노동자의 의식, 자본가의 의식이 아니라 그들의 존재, 물질적 생산에서 형성되는 그들의 계급적인 존재를 실천의 출발점으로 놓으면서, 계급의 의미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흐름이 존재하게 되고, 반대로 관념, 의식을 출발점으로 놓는 견해는 계급적 존재를 떠나 자본가와 노동자가 하나의 의식을 갖게 된다면 얼마든지 계급간의 화해가 가능하고 노사협조가 가능하게 된다고 본다.

문영찬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노동자교양예술] 선택적 친화력 – 1809년 괴테의 선택적 친화력 vs 2024년 진보당의 선택적 친화력

한아석 2024 년 총선에서 진보당 ( 그리고 민주노총의 전국회의 정파 ) 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위성정당에 들어갔다 .  진보당이 보수 양당들과는 선거 협력을 하지 않는다는 민주노총의 총선 방침을 어기면서까지 국회의원 배지를 향해 이전투구처럼 하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