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 토요일

[문화칼럼]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은.... 축하드립니다. 챗GPT!! - 자본주의의 끝을 알리는 헐리웃 파업.

 


제8호 [문화칼럼]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은.... 축하드립니다. GPT!!

- 자본주의의 끝을 알리는 헐리웃 파업

지금 보고 계신 이 글을 누가 썼을까? 재빨리 쓴 사람의 이름을 확인하셨다면 다음 질문, 정말 그 사람이 쓴 걸까? 아니, ‘누가 썼을까가 아니라 뭐가 썼을까라고 질문하는 게 맞겠다. 최근에 영화나 드라마, 혹은 음악이건 그림이건 소설이건 어떤 창작물을 접했다면, 이젠 이걸 누가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뭐가 만들었는지를 물어야 할 상황이다뭔 소리냐고? 지난 5월부터 시작된 헐리웃 작가, 배우들의 파업을 보시라. 63년만에 최대 규모라는 이 파업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이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2016년 한 정세강연에서 올해 정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알파고다’.라고 말했다가 적잖은 반론을 들은 적이 있다

AI인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바둑대결에서 이긴 사건은 이제 모든 산업분야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완전히 배제하는 시대가 현실로 와있음을 보여준다고 하자 아무리 자동화가 되어도 결국 인간의 노동력을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반박을 받아야 했다. 인간 노동의 근원적 위대함, 고귀함을 노동운동의 근거로 활동하시는 동지들에겐 당연히 받아들이기 힘든 말이었을 테다. 물론 나 역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노동이며 그 고귀함은 AI든 뭐든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것엔 동의한다. 다만 인간 본연의 노동과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에서의 노동은 구분해야 한다. 주관적 바람은 과학이 아니다

기계 혹은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느냐는 논쟁이 있을 때마다 그럴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근거로 들던 대표적인 분야가 문화예술계다. 인간만이 가지는 감정과 정서, 그 표현으로서의 예술은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흉내 낼 수 없다는 것이 그 요지였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인간보다 더 빨리 어쩌면 더 창조적으로 순식간에 컨셉부터 디자인, 시나리오, 연기까지 생성형AI가 해내는 시대와 그에 저항하는 파업을 보고 있다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노동자 민중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기에 AI에 대한 규제를 외치는 목소리가 처절하다. 허나 생산력은 끊임없이 발전하며 토대가 상부구조를 규정한다는 합법칙성은 거스를 수 없다. 결국 AI, 4차 산업혁명은 질기게 목숨 연명해온 자본주의가 발전한 생산력 앞에 더 이상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 와있음을 증명할 뿐이다

AI를 경쟁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자본 스스로가 규제를 호소하고 있는 것 또한 저들 역시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를 때려 부수던 러다이트 운동 때로부터 2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우린 그 때의 노동자들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때려 부술 것이 AI가 아니라 자본주의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다음, AI와 함께 노동하며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경쟁도 꿈꿔볼만 하지 않을까. 노래를 만드는 내 입장에선 AI보다 더 좋은 노래를 만들어낼테다.가 꿈이 되는 날이.

박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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