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8일 일요일

과학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그리고 과학의 대상은 어디까지인가?


과학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처럼 과학도 시작이 있다. 

문화의 다른 영역과 뒤섞여 혼재되어 있다가 과학이라고 부를 만한 형태로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이 있다. 자석에 마늘액을 바르면 자력이 감소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간단한 실험을 통해 확인도 하지 않고, 대단한 철학자와 사상가들이 반복해서 자신들의 저작에 베껴쓰는 행태가 반복되었고, 사람들은 그걸 그대로 믿었다. 이걸 두고 과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가 그래도 과학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시작된 것은 17세기 과학혁명부터이다. 

15세기 르네상스, 16세기 종교개혁, 17세기 과학혁명,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숨가쁜 격변의 한 가운데에 17세기 과학혁명이 있다. 서구가 패권을 차지한 핵심에 과학기술이 있다.유럽의 과학은 15세기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이루어진 기술의 발전을 기반으로 한다. 16세기가 되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등에 의한 고대의 권위적 지식을 의심하고 실험과 경험을 통해 검증하기 시작한다. 


16세기에는 외과학, 해부학, 식물학, 광산업, 야금술, 시금법, 상업수학, 군사기술, 기계학과 역학, 천문학, 지리학 등의 영역에서 자연현상을 계량적으로 측정하는 작업이 기술자와 상인들에 의해 광범위하게 폭발적으로 이루어진다. 17세기에 자연철학은 본질주의와 이념형을 찾는 스콜라철학에서 완전히 벗어나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상을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학적 법칙을 찾아내는 것으로 바뀐다. 

갈릴레오나 데카르트의 기계론으로는 결코 도달하지 못했던, 자력과 중력과 같은 원격력이라는 힘의 법칙을 수리과학으로 표현하고 천체의 운동, 조수간만, 지구의 형상을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근대과학의 전형을 확립했고, 17세기 과학혁명이 시작되었다. 

유럽은 그때까지 지구 어느 곳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실천을 시작했다. 자연현상을 계량적으로 측정하고 이에 바탕하여 현상을 정량적으로 설명하는 수학적 법칙을 찾아내는 것. 이것이 과학의 시작이다. 

그럼 과학은 지금 어디까지 갔을까? 자연현상과 물리적 대상은 말할 것도 없다. 신경과학은 인간의 지능, 기억, 학습, 정서, 감정, 의식 등 마음과 정신의 메커니즘을 밝혀나가고 있고 문화와 개체가 공진화하는 방식까지 과학적 측정의 대상이 되고 있다. 관계와 연결은 네트워크 이론으로, 미래에 대한 예측은 신뢰성과 위험도를 계산하는 확률적 통계 추론으로. 

갑자기 좌파들에게 묻고 싶어졌다. 여러분들은 도대체 무슨 과학을 하고 있는 거요?

                          신명호(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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