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8일 일요일

룰라 대통령, 남미의 탈 미국 주도한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남미를 미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게 하려고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 30일 브라질리아의 이타마라치 궁전에서 남미의 12개국이 참여하는 남미정상회의가 개최됐다. 룰라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9년 만에 성사된 이번 정상회의는 룰라가 주관했다. 남미 12개 국가 가운데 페루만 총리가 참석하고 나머지 모든 국가의 정상이 직접 참석했다.

하루 동안 열린 이 회의에서 룰라 대통령은 남미가 지속가능한 공동의 비전에 합의하고, 남미의 평화와 복지를 중진시키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회의의 목적이 남미 블록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는 남미국가연합(우나수르) 재건, 공통 통화 도입 등을 제안했다. 

특히 룰라는 “남미가 미국의 달러에 인질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미 브라질은 지난 3월 중국과의 무역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 및 브라질 헤알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달러 대신 중국의 위안화를 국제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기로 했으며, 불리비아 우르과이는 룰라의 남미화폐 발행에 동의했다. 

우나수르는 1차 핑크타이드 때인 2008년 남미 12개국이 모여 출범한 반미 성향 중남미협의체다. 

이 협의체는 한때 중남미의 보수화로 가동되지 못했으나 이번 2차 핑크 타이드와 함께 부활된 셈이다. 룰라는 이밖에도 남미 경제개발을 위한 공동은행 설립, 고위급 협의틀 운영를 제안했으며, 특히 국방산업과 관련 정책의 협력 나아가 공동으로 군사훈련이나 교육을 하자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밖에도 선진국 7개국(G7) 회의에 맞서는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를 확대 강화하는 것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을 중요 자원과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배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를 고립하려는 미국의 정책으로 인해 중러 역시 브릭스의 확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결국 중러와 중남미가 지구적 차원에서 탈 미국화의 기관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룰라 대통령은 이미 베네수엘라의 브릭스 가입을 제안했으며, 29일 양국 정상회담 직후 이런 입장을 재확인했다. 베네수엘라가 브릭스에 가입한다면 제재와 고립을 통해 베네수엘라를 고사시키고 내부 혼란을 조장하려는 미국의 정책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 

관련하여 브릭스(BRICS) 외교장관 회의가 6월 1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렸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카자흐스탄 등의 외교장관들도 참석했다. 브릭스 외교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공통 통화 도입, 브릭스의 확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오는 8월 22일 남아공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현재 브릭스 합류를 희망하는 나라는 19개국에 이른다. 중러를 고립하려는 미국은 당연히 중러가 주도하는 브릭스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원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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