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8일 일요일

러우 전쟁에 대한 실천적 입장 혹은 관념적 입장

한반도 민중의 실천적 입장을 먼저 보자. 한반도의 현실은 미국의 지배로 인한 전쟁상태의 지속이다. 한반도에서 전쟁 반대, 제국주의 반대는 미국에 대한 반대로 나타난다. 

한반도 반전평화운동의 관점에서 러우전쟁에서 미국의 역할과 책임을 집중해야 한다. 러시아가 제국주의인지, 우크라이나가 파쇼인지는 한반도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므로 쟁점이 안 된다. 

유럽에서 나토의 동진을 통한 러시아 봉쇄정책, 우크라이나 내부에 친미정권 수립, 우크라이나 동서부 분할정책은 미국의 한반도에서 중국봉쇄정책, 친일파를 활용한 친미정권 수립, 남북 분할정책과 유사하다. 

따라서 한반도 민중은 미국의 지배정책에 저항하는 연장선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반대해야 한다. 같은 취지로 미국의 압력에 의해 윤석열 정권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 


서유럽의 관점에서 본다면 서유럽은 유럽연합과 나토에서 보듯이 미국과 유사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 러시아가 서진하여 서유럽을 지배할 것이라는 공포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서유럽의 민중들, 심지어 사회주의자들은 실천적인 입장에서 미국과 러시아 모두를 비판하는 양비론을 택할 수 있다.

러시아 민중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전쟁정책에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인근 약소국인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면전을 하는 조국 러시아를 칭찬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군산복합체와 정치지도자들은 전쟁으로 이익을 보고 있으나 민중들은 전쟁의 피해자이다. 결국 어떤 상황에 대한 분석이 객관적일 수 있으나 실천은 항상 행위자의 조건에 따라 주관적이어야 한다.

관념적 입장은 자신의 실천적인 고민이 아니라 이론적 고민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누가 더 책임이 크냐? 제국주의에 반대해야 하므로 러시아도 제국주의냐?라는 질문을 먼저 던진다. 미국과 러시아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전쟁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관점에 따라 러시아를 제국주의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입장에 서면 미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비판해야 한다.

민중들의 투쟁역량이 얼마 되지 않는데,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도 집회를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미러 제국주의 전쟁의 희생양이라는 관점에 서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을 형식적으로만 반대하고 사실상 묵인하는 태도를 지니게 된다.

한겨레나 경향신문에서 보듯이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진보주의자들도 양비론에 빠진다. 미국이 진보진영을 친미세력으로 만들 수 없지만 양비론에 빠져 투쟁역량을 손실하게 만드는 것은 쉽다. 

양비론은 100% 미국에 향하는 공격을 중국과 러시아, 혹은 북한에 분산하게 만든다.

<CIA와 문화냉전>라는 저서에서 보듯이 냉전시대 CIA는 유럽의 좌파를 양비론을 유도해 반공좌파로 특히 이론적으로 신좌파나 포스트 맑스주의로 유도했다. 한국에선 국가보안법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반북좌파가 바로 유럽식의 반공좌파이다. 

                                 김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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