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9일 수요일

청년에게 필요한 건 자본가들 손목 비틀 투쟁 요구

 자본가 주머니를 열어 모든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자!


“면접에서 떨어지면 내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구나 하는 자책감에 시달려요.” 

“대학 졸업도 미루고 취업 준비 중인데 이력서 수십 개를 넣어도 연락이 안 와요.” 

대한민국 사회에서 청년 실업은 실로 만성적인 문제다. 최근에 서울시 청년 4.5%인 약 13만 명이 고립·은둔 상태라는 통계가 나왔다. 

'청년 50만 명, 구직도 취준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

역대 최대라는 통계도 많이 소개된다. 이것은 통계청이 15세에서 29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몸이 좋지 않아서 일을 쉬었다는 경우가 39.4%,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가 18.1%였다. 


부르주아 언론들은 논평가를 초빙해 해법을 떠든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하던 낡아빠진 헛소리를 재탕하고 또 재탕한다. KBS에 출연한 논평가는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기업이 신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지껄였다. 

지배계급은 은근히 ‘청년들이 힘든 일을 안하려고 하는 게 문제’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기업에 돈을 뿌릴 명분을 찾는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천대받기 싫으면 대학을 진학해 오만가지 스펙을 쌓으라고 강요한 것은 국가였지 않은가?

장기 불황에 빠진 대한민국 자본가들은 국가가 주는 돈은 챙겨 먹고 투자는 할 생각이 없다. 

미래의 독점적 지위를 위해 치킨 게임을 벌이는 일부 기업들 말고는 당장 이윤 양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노동자들을 해고한다.

이미 많은 청년은 불합리한 상황을 개인적으로 감당하고 있다. 

대학에서 복수 전공은 물론 취업을 위해 대학을 두 번씩 가기도 한다. 생활비 대출을 갚으려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하고, 전공과 관련한 일자리가 날 때까지 아르바이트로 버틴다. 열심히 하면 정규직을 시켜준다기에 공장에서 이 악물고 일하는 청년도 많다.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 더 이상 못 버티면 마음에 병이 나서 ‘고립·은둔’이네, ‘쉬었다’는 통계에 잡히는 것이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논평가들의 헛소리가 아니다. 자본가들의 손목을 비틀 ‘투쟁의 요구’다. 그것은 ‘일자리 나누기’와 ‘생활임금 쟁취’에서 시작한다. 일감을 나누어 노동강도를 완화하고 일자리를 만들자. 

“자본가 주머니를 열어 모든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자!”

이것은 트로츠키가 1929년 세계 대공황 이후 2차 대전 시기 혁명을 위해 제출했던 강령이다. 

이 요구는 오늘날 노동자계급 청년을 규합하고 전체 노동자의 호응을 불러일으킬 요구로써 여전히 생생하게 와닿는다. 

   이효정(노동자 투쟁 편집위원)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노동자교양예술] 선택적 친화력 – 1809년 괴테의 선택적 친화력 vs 2024년 진보당의 선택적 친화력

한아석 2024 년 총선에서 진보당 ( 그리고 민주노총의 전국회의 정파 ) 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위성정당에 들어갔다 .  진보당이 보수 양당들과는 선거 협력을 하지 않는다는 민주노총의 총선 방침을 어기면서까지 국회의원 배지를 향해 이전투구처럼 하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