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9일 수요일

과학적으로 사고하지 않으려면 운동하지 마시오!

 156년 전 자본론 지금도 잘 작동될지 의심하는 것이 과학

마르크스를 조금 읽었다고 하는 사람들은 바로 알 것이다. 마르크스가 주창한 것이 ‘과학적 사회주의’였다는 것을. 도대체 무엇을 과학이라고 하길래 사회주의 앞에 ‘과학적’을 붙였을까? 

헤겔 관념론의 세례를 받았던 그리고 아직까지 과학이 충분히 발전하지 않았던 때에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과학’은 도대체 뭘까? 그리고 유물론은 다 같은 유물론일까? 리센코주의 같은 어이없는 짓을 벌인 작자들도 유물론을 주창하지 않았던가? 

어찌되었건 당장 조합활동하기도 바쁜데 투쟁하기도 바쁜데 과학 같이 머리 아픈 이야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과학이란 156년 전에 써진 자본론이 지금 얼마나 잘 적용될 수 있을지 의심하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쓴 자본론이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등등 수많은학문들의 측면에서 구멍이 숭숭 뚫려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레닌의 저작들이 헤겔의 관념론에 경도된 나머지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인간을 너무 위대하거나 너무 우습게 생각했음을파악하는 일이다. 마르크스와 레닌의 저작이 가진 장점과 통찰과는 별개로 말이다. 과학은 추론이자 비판이다. 신주 단지 모시듯이 모셔다 놓고, 사유하고 실험하고 실천하기를 포기하고는 책에서 찾아서 인용하는 사람들이 과학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과학은 인류의 역사를 통해 누적되고 기록되고 검증된 경험과 데이터,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패턴을 찾아내어 추론하는 것이다. 관념이나 개념이 경험과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으면 관념이나 개념을 바꾸거나 보완해야 한다. 

이것이 과학이다.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침대에 맞게 사람을 늘이거나 잘라서 죽이는 게 과학이 아니다. 그리고 과학이 검증된 경험과 데이터의 누적이라고 한 바대로, 과학은 인간의 실천이며, 물리학 같은 하나의 과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실천만큼 많은 과학이 있다. 

새로운 과학적 실천이 나타나고 새로운 과학분야가 생겨난다. 지금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인공지능은 컴퓨터과학에서 나왔다. 100년 전에 컴퓨터과학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라. 앞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과학적 실천들이 나타날 것이고 새로운 과학이 나타날 것이다. 

검증된 경험과 데이터 축적, 새로이 발견된 증거에 따른 기존 개념과 원리들에 대한 비판, 새로운 패턴의 추론. 이것이 과학이다. 그렇지 않은 것들은 모두 입증할 수 없는 억견이며, 아이디어, 혹은 믿음일 뿐이다.조합원이나 대중들을 지도하고 이끌어야 하는 책임을 가진 사람이라면 두려워해야 한다. 

자신의 오판과 잘못된 계산, 비과학적인 철지난 개념과 관념 때문에 대중들을, 조합원들을 위기에 빠뜨리거나 그들의 역량을 쓸모없는 곳에 소진시켜선 안 된다. 그렇기에 마르크스의 통찰을 되새겨야 한다. 

우리는 ‘과학적 사회주의’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은 자들은 분명히 자기들의 이권과 입지, 자기 집단의 존속과 권력만을 추구하는 자들이다. 그런 자들이 노동계급에도 넘쳐난다.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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