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4일 목요일

진보가 집권한 울산북구에서 발생한 민중항쟁

 주민이 반대에도 친환경시설이라고 강행했으나


2004년 11월 9일 울산북구청 앞에서 주민 2천5백여 명이 구청장, 경찰과 몸싸움을 하면서 양측에서 부상자와 구속자가 발생했다. 그런데 그때 이상범 구청장, 조승수 국회의원, 북구의회 의장도 민주노동당 소속이었다. 

민주노동당이 완전히 집권한 울산북구에서 왜 주민항쟁이 일어났을까? 집권한 민주노동당이 음식쓰레기를 재처리하는 음식물자원화 시설이 친환경시설이라며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반대하자 조승수 국회의원 후보,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공직자들이 총선 때 공사중단을 약속했다. 조승수 의원이 당선됐지만 울산북구의 집권정당과 구청장이 총선 후 공사를 강행해 주민들이 공사를 몸으로 중단시키는 등 거세게 저항했다. 주민들은 공사장 진입을 막고 자녀의 등교를 거부했다. 이에 대응해 구청측은 사복형사들을 동원해 주민들을 감시하고 회유하였으며 주민들에게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청구했다.

충격적인 것은 음식물자원화 시설을 강행한 측도 민주노동당 소속이지만 농소동 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하여 대책위 지도부도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다. 2004년 9월말 북구당원토론회에서 민주노동당 소속 구청장, 국회의원, 구의원, 울산시당 위원장 등이 주민대책위 소속인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격론했다. 

진보적 가치에 부합하는 친환경시설이기 때문에 건설을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친환경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짓지 않겠다는 총선 당시의 주민들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 대립됐다. 결국 민주노동당 소속인 양측이 입장을 조율하지 못했다.

11월 폭력사태 이후 강혁진 민주노동당 당원 등 주민대책위 지도부가 구속되고, 주민들에게 손배가압류가 청구된 조건에서 주민들은 구청 측이 사실상 강요한 시민배심단을 통해 음식물자원화 시설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민주노동당은 시민배심단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라고 홍보까지 했다. 

조승수 의원은 총선 기간에 음식물자원화 시설을 중단하겠다는 불법 유인물을 뿌린 혐의로 처벌받아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2005년 재보궐선거에서 정갑득 의원이 조승수 의원 자리에 출마했으나 주민들은 표로 심판했다. 울산북구에서 패배한 민주노동당은 논란 끝에 김혜경 지도부가 사퇴했다. 민주노동당 측이 강행한 음식물자원화시설은 민주노동당 주장과 달리 악취를 내뿜었다. 

한나라당은 선거 때마다 이 시설이 악취가 없다고 거짓말을 한 것, 건설 중단 약속을 위반한 것, 자본가와 권력보다 더 악랄하게 주민을 탄압한 점을 부각하여 민주노동당의 아성 울산북구를 공략했다. 

울산북구를 탈환한 한나라당은 이 시설을 체육시설로 전환한 후 ‘진보의 독선’이라며 선거 때마다 민주노동당을 비난하는데 활용했다.                           

김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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