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5일 금요일

노동당이 추진한 조선공산당 표석 설치돼

 2023년 4월 17일 낮 1시쯤, 서울시 을지로 친일재벌 ㄹ호텔 앞 길. 소공동 빌딩가에 어울리지 않는 느낌의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붉은 깃발과 확성기를 들고 파고다 공원에서부터 이곳저곳 들러서 걸어온 사람들. 행사가 시작되자 그들의 행동거지는 자유스러움과 기품이 흘렀다. 

그들은 ‘조선공산당(코민테른 조선지부)’ 창당 97돌을 맞아 서울시 공식 기념판을 세우려고 지난 2년 동안 애쓴 노동당 인사들과 이를 축하 하려고 모인 민중들이었다. 이들은 인사동 ‘화요회’ 사무실 터·무산자동맹 터·허 헌·김원봉 살던 독립운동 유적지를 거쳐서 시간 맞춰 이곳에 모였다. 1925년 4월 17일 오후 1시 ㄹ호텔 커피가게 즈음에 있던 청요리집 아서원에 열아홉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은 조선공산당 창당을 결의하고 전형위원·중앙집행위원·검사위원을 뽑았다. 국제공산당(코민테른)에 보낸 당창립 총회록은 간명하다. “一九二五年 四月十七日에 경성에서 제1회 조선공산당 대회를 개최하다 출석대표자가 십구인이라 준비위원으로부터 준비에 대한 보고 및 검사한 대표증을 전부 승인하고 규칙, 강령과 국제가입과 정치, 경제, 로동 기타 모든 문제를 토의결정한 후 김재봉, 김약수, 주종건, 김 찬, 유진희, 조동호, 정운해 일곱동무를 중앙집행위원으로 윤덕병, 홍덕유, 송봉우 세 동무를 검사원으로 선거하다 一九二五年 四月十七日 議長 金若水 書記 趙東祜(세로로 쓰인 김약수 이름 밑에 그의 서명이, 날자 옆에 당직인이 찍혀 있다)”

다음날인 4월 18일 가회동 김찬 집에서 제1차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책임비서 김재봉 등 당 조직을 구성하였다. 이날 고려공산청년회도 결성되어 책임비서 박헌영과 권오설 등 중앙집행위원 일곱을 뽑았다. 이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조공 당원들이 감옥에서 보낸 세월은 수만 년에 달한다. 감옥에서 쓰러진 혁명가들은 미처 헤아리지도 못했다. 긴 빙하기를 거쳐 감격의 당재건. 곧 이어 북조선분국의 분립, 남북로동당 창건과 조선로동당 합당, 6.25전쟁과 미제간첩 재판을 거쳐 숨가쁜 98년이 흘렀다. 

그리고 지난 2023년 4월 17일 남한 진보정당과 민중들이 서울시 공식 표지판을 세우고 기념식을 한 것이다. 조선공산당의 투사들이 항일전쟁기와 해방공간을 거쳐 이루고자 했던 자유독립국가 건설과 세계혁명은 무엇이었으며 지금 현실과 어떻게 다를까. 지난 세월의 가운데 쯤인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계기로 남한 민중들은 맑스·레닌주의와 변증법적 역사유물론과 사회과학과 혁명적 문예운동의 세례를 받고 열심히 공부도 했다. 

그러나 맑스주의 동아시아화(化)와 조선 맑스주의 운동에 대한 고민은 너무 적었다. 우리는 현단계에 대한 인식, 즉 남한은 어떤 사회구성체이며 민족모순과 분단모순은 어떻게 할 것 인가하는 문제풀이와 함께 우리를 위해서 싸워준 분들을 공부해야 한다. 

이는 바로 나의 존재조건을 인식하는 일이다.                  

류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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