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4일 목요일

게임 몰입하면 종교처럼 현실의 고통을 잊어

 과거 민중을 바보로 만드는 3S 정책이 스포츠, 섹스, 스크린(영화) 산업이다. 오늘날 청소년은 물론 청년까지 게임에 좀비처럼 중독된다. 성인남녀 중 68%는 게임을 하고 이중 모바일 게임이 74.8%이다. 성인남녀 4명 중 1명(25.7%)은 스스로 게임중독이라고 생각한다. 성인남녀 60%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것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 중독이 아니라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용이라는 것이다.

게임중독자 중 88.5%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조울증, 자폐스펙트럼장애 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중독이 이런 질병을 유발했는지, 이런 질병이 게임중독을 유발하는지 아직도 논쟁 중이다. 게임 옹호론자들은 잔인한 게임이 범죄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잔인한 범죄자들이 게임을 활용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2021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21조로 집계됐으며, 모바일 게임이 58%를 차지했다. 2022년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약 280조원로, 모바일 게임이 61%로 추정된다. 2021년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7.6%로 미국(22.0%), 중국(20.4%), 일본(10.3%)에 이어 4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IT산업의 증진 위해 게임의 각종 규제를 풀고 게임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게임산업 환경이 좋은 까닭에 외국의 게임사들이 시제품을 한국에서 시험하기도 한다.

가상세계에서 만족하기 위해 현실에서 게임 아이템을 사려고 한다면 가혹한 현실이 때로는 범죄를 만든다. 기네스북에 기록된 최고 가격 게임 아이템은 ‘칼립소 행성’이 600만달러(약 60억원)이며, 국내에서 리니지 게임의 아이템 ‘진명황의 집행검’은 수천만원에 거래된다. 

청소년이 애용하는 게임의 아이템 역시 고가로 거래되고 있으며, 정부는 2009년부터 게임아이템 거래사이트를 전부 청소년 유해매체로 단속하고 있다. 가상이 현실을 지배하는 듯한 영화 메트릭스는 이미 오래 전에 현실인 셈이다.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는 현실도피, 공격 본능 만족, 불만족한 대인관계에 대한 대리 충족 등 다양한 이유이다. 종교에 몰입하듯 가상세계에 빠지면 잠시나마 현실을 잊는다. 하지만 현실보다 더오래 가상세계에 머물 때 어떤 것이 현실인지, 가상인지 혼란스러워진다. 

마르크스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했는데, 이는 아편의 위로 기능과 마비기능 모두를 지칭한 것이다. 또한 마르크스는 종교는 현실의 모순을 반영한 것이므로 현실의 모순이 없어지지 않는 한 종교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종교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공격이다. 게임산업의 병폐는 자본주의의 병폐일 뿐이다.

김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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