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2일 월요일

왜, 새로운 노동자 정치운동이 절실한가?

 한상균(전 민주노총 위원장)  

물러설 수도 피할 수도 없이 격화되는 계급전쟁

우선, 윤석열 정부의 노동자 폭거에 맞서기 위한 노동자 정치 대응의 시급함이다. 시대착오적인 노조 적대 정책을 밀어붙이자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반전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만약 노동/진보/좌파 정치운동의 존재감이 있었다면 달라졌을 것이다. 

현실 속 노동자 정치운동은 큰 위기지만, 물러설 수 없는 계급전쟁은 시작되었다. 역사는 알고 있다. 강력한 정치투쟁이 사회 근본적인 의제를 걸 때 대중의 지지를 받았음을. 또한 집권할 준비가 없다면 지난 촛불과 같은 거대한 투쟁이 다시 만들어진다 

해도 그 정치적 성과는 다시 또 보수 양당에게 빼앗길 것이다.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보수 양당을 제외한 노동/ 진보/ 좌파 진영 전체를 연대로 묶어내 그 힘으로 계급전쟁에서 승리할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노동자 정치세력화의부활이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기세를 바탕으로 건설한 민주노동당 운동과 지금의 상태까지를 뼈아프게 돌아보면서 진정한 계급투표 시대를 어떻게 앞당길지 다양한 방식의 공론화가 절실하다. 

지역과 노동중심성 강화와 기후/여성/이주 등 확장된 영역을 포괄하는 반기득권, 반자본 정치운동의 부활이다. 한국사회의 근본변혁을 목표로 한 직접정치, 광장정치의 부활이다. 민주노총이 노동중심성을 굳건히 하고, 노조도 할 수 없는 노동자들과 함께 진정한 계급투표 시대를 정치투쟁으로 앞당기는 노동자정치 부활이다.

마지막으로, 연대연합으로 새로운 노동자 정치운동의 확장이다.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처럼 노동/ 진보/ 좌파 진영이 형식적 단일화나 느슨한 연대에 머문다면, 이는 시대의 역행이고 힘들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외면만 깊어질 것이다. 

힘겨운 노동자들과 멀어진 거리를 좁혀 낼 실낱같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지긋지긋한 보수 양당 체제를 끝장내서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자는 대의에 동의한다면, 큰 조직이던 작은 정파건 간에 큰 틀의 정치 연대에 나서자. 

단기적으로 연대연합의 힘을 광장으로 모아 내 반노동 윤석열 정권의 광기를 제압하고, 그 힘이 전체 노동자 스스로 정치를 통해 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신뢰가 생길 담대한 첫발을 떼자. 斷金之交(단금지교) 같은 목표를 가진 마음이 모이면 무쇠도 자를 수 있다는 말이다.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이 대의를 갖고 주도해 간다면 노동자 정치가 대안이 될 거라 믿는다. 

"승리는 내 안에 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절규를 잊지 말자! 

노동자 정치가 열어갈 새 세상을 갈구하며 투쟁하는 동지들부터 대장정의 선봉을 자처하자! 어떤 권력도 인간 존엄에 도전해선 안 된다는 상식을 만들어 낸다면, 그것은 민중의 역사에 길이 남을 집단적 경험일 것이다. 

시대의 요청 앞에 맞는 2023년 새해 아침, 자랑찬 노동자의 이름으로 노동자 정치의 부활을 소망해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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