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9일 화요일

[세계관과 노동운동-5] 인간은 원인과 결과 관계와 무관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

  

문영찬 (노동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장)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와 같은 속담은 민중들이 소박하게 원인과 결과 관계를 인식하는 것이다유인원에서 인간으로의 발전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노동인데노동 과정에서 인간 상호 간의 협력 필요성으로 인해 언어가 발생했고또 도구를 만들어 생산하기 시작했다이 과정에서 고대인들은 초보적인 과학적 인식을 발전시켜 갔다.

어떤 현상이 있을 때 그것의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초보적인 과학의 탄생을 의미했다왜 눈이 내리는가작물을 재배하려면 어떤 재료와 어떤 작업이 필요한가등등 인간은 생활 속에서 주변의 자연을 관찰하면서 원인 개념을 사고하기 시작했다인간은 노동 속에서 사물을 변형시키려면 어떤 작용이 가해져야 하는가에 대해 탐구하고 그것들을 원인이라는 개념결과라는 개념으로 파악했다.

원인과 결과 관계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호 관계 중의 하나이다자연은 수많은 상호 연관으로 얽혀 있는데원인과 결과 이외에 필연과 우연가능성과 현실성현상과 본질 등등 수많은 연관이 존재하는데원인과 결과는 여타의 더 높은 수준의 연관을 인식하는 데 있어 토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가 계급으로 분열되고 이를 반영하여 철학에서 당파적 대립이 시작되면서 인간은 원인과 결과에 근거하여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살아간다는 주장이 등장하였다심지어 이 세계에는 원인과 결과 관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까지 나타났다그러나 노동을 하는 사람은 원인과 결과 관계에 근거하지 않고는 노동하여 먹고 살 자료를 생산할 수 없다물론 인간은 자유가 필요하고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그러나 그때의 자유는 원인과 결과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활용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인간의 노동은 원인과 결과 관계를 인식하고 그것을 활용하여 생산하는 것이다사회의 발전 또한 무수한 원인과 결과 관계의 연쇄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가 겪는 착취와 억압빈곤과 몰락은 어떤 원인에 의한 것인가그것은 자본주의 사회가 자본가와 노동자로 분열되어 있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며그러한 계급적 분열은 모든 부의 생산의 토대가 되는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에서 비롯되는 것이다이와 같이 원인과 결과 개념은 눈에 보이는 현상을 보다 깊이 인식하여 본질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서 과학적 인식의 초석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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