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0일 수요일

[과학칼럼] 국가독점자본주의에서 정부의 R&D 투자


신명호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정책위원장)


우리는 앞서 과학의 기원과 대상
과학지식의 생산 메커니즘 등 과학 그 자체를 살펴보았다이제는 자본주의 국가가독점자본이 필요로 하는그리고 사회의 일반적 필요에 따라 과학기술을 생산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정부 R&D 투자를 수행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적어도 대공황 극복 과정에서 케인즈의 혁신을 통해 확립된 자본주의 국가의 필수적 경제 기능을 이해하면서 정부 R&D 투자에 임해야 한다축적체제와 조절양식이라는 제도적 기반에서 자본노동기술가치의 집적체로서의 생산관계를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자본주의 국가가 해야 할 일이고과학기술은 후기 산업사회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과 노동력 재생산의 핵심 요소다따라서 국가는 공공복리와 사회적 수요에 대응하고 공공정책과 국가전략 차원에서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 지식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기술 활동을 수행하거나 지원해야 한다 (임무지향 패러다임). 또한 외부성이 강할 때거래비용이 지나치게 높을 때정보의 입수가 불가능하거나 왜곡되어 시장신호가 불명확할 때 등 기업 연구기관이 투자하기 어렵거나 시장기능이 실패하는 영역에서 정부 R&D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시장실패 패러다임).

그러므로 정부는 R&D 투자를 통해 에너지항공우주교통해양안전방재공공보건환경의료농수산업식량 등의 분야가 포함된 1)국가전략과 공공정책 목표에 기반한 목적 지향적 중장기 연구와 2)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문제해결 지향적 유형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또한 과학 지식 생산을 지원촉진하기 위해 3)기초과학연구와 4)산업사회와 기초과학을 연결하는 매개학문 연구를 지원하고, 5)과학기술인력의 공급과 유지, 6)과학 지식의 유지관리확산공공적 이용가능성신뢰성을 보장해 주는 과학기술 인프라 구축과 같은 공적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기후위기에너지 전환디지털 전환·중 기술패권 전략경쟁과 같은 전 세계적인 전환의 시기에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은 국가독점자본주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한국사회 보수집단과 과학기술계 상층부를 포함해서 윤석열 정부는 과학기술정책에서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고자신들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그렇다면 노동계급과 좌파는 과학기술정책이 사회주의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있나초국적 독점자본과 제국주의 국가가 심혈을 기울이는 과학기술들에 대해서 우리는 그냥 저네들에게 맡겨놓고만 있으면 되는 것일까좌파라고 자신을 일컫는 이들은자신들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 보았을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문화] 나는 사장님이 아니로소이다

  박현욱   ( 노동예술단 선언 ) 어제도 들었다 . “ 사장님 ,  이 제품 한번 써보세요 ”  마음속 깊은 곳에서  “ 저 사장 아닌데요 .  초면에 왜 그런 험한 말씀을 하시죠 ?” 라는 말이 올라와 목구멍을 간지럽히지만 ,  그저 웃으며 대답...